김장 부담 준다해서 마트가 보니… 국산 고춧가루 1kg에 4만8000원 떨어질거라는 배추·무값 평년수준 주부들 “결코 평년 비해 싸지 않아”

“누가 그래요? 김장물가 싸졌다고….”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41ㆍ여) 씨에게 올해 김장 물가 부담이 좀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격한 반응이 돌아온다. 물가 당국은 그렇게 얘기하는데, 실상은 전혀 싸지 않다는 것이다. 배추가 예년보다 저렴해졌다고 하는데 체감할 수 없는 정도이고, 되레 고춧가루 가격이 큰폭으로 올랐다고 했다. 그는 “(싸다는) 상술은 믿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갑자기 초겨울 추위가 찾아온 29일, 서울시내의 대형마트와 개인형 SSM 한 곳을 방문해 직접 장을 봤다. 모든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김장과 소규모 구매는 조금 성격이 다르겠지만, 간접적으로나마 김장철 물가를 체감하기 위해서였다.

올해 김장물가가 쌀 것이라는 당국의 발표에 대해 소비자들은 부정적인 반응이다. 한 개인형 SSM 한켠에 쌓여있는 김장 채소들.
올해 김장물가가 쌀 것이라는 당국의 발표에 대해 소비자들은 부정적인 반응이다. 한 개인형 SSM 한켠에 쌓여있는 김장 채소들.

이날 개인형 SSM 한 곳에서는 고춧가루 가격이 크게 올라 있었다. 국내산 고춧가루는 1kg에 4만8000원, 국산과 중국산이 혼합된 제품은 9800원에 거래됐다. 대형마트에서는 고춧가루를 판매하지 않았다.

양파 가격도 비쌌다. 대형마트에서는 국내산 2.5kg 1망에 4780원, 개인형 SSM에서는 3kg 1망에 598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최근 배추와 무 도매가격이 싸졌다며 올해 김장 물가가 저렴해질 것이라는 일각의 의견에 소비자들이 의아한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30일 관련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건고추(화건) 600g 가격은 1만6769원으로, 평년(1만575원)에 비해 58.5% 높은 금액이다. 양파도 1kg에 2145원으로 평년(1697원) 대비 가격이 26.3% 높게 형성돼 있다.

아울러 농림축산식품부가 ‘도매가격이 떨어졌다’며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배추와 무 가격도 소매가는 아직까지 평년수준이다. 배추는 지난 27일 기준 평균 3061원(평년 2954원), 무도 1524원(평년 1937원)으로 가격이 예년보다 조금 낮지만 하락폭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중론이다.

농림부는 최근 10월 중순 배추 도매가격은 평년 대비 16% 낮은 포기당 1398원, 무 도매가격은 39% 낮은 개당 705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장비용도 지난 20일 기준 24만4070원으로 전년 동기(27만3685원)에 비해 10.8% 낮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김장 불가 부담은 한층 덜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난해를 비교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는 이례적인 배추 흉작으로 김장 물가가 유난히 높게 형성됐던 해였기에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해마다 치솟는 물가 상황을 감안하면 올해 김장도 가계에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 하지만 소비자들이 직접 체감하는 식료품ㆍ비주류 음료는 2.3%, 음식 및 숙박은 2.5% 인상률을 보였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보다 배추가격이 싸질 것으로 보이지만, 비싼 고춧가루 가격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