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의 ‘양대산맥’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경전이 재차 가열되고 있다.
세탁기와 냉장고에 이어 이번엔 TV 시장을 두고 다시 한번 맞붙는 형국이다. 업계에선 4분기 TV시장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삼성전자가 ‘전략적 디스전’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유튜브에 ‘QLED 대 OLED, 12시간 화면잔상 테스트(QLED vs OLED: The 12-Hour Image Retention Test)’라는 제목의 1분 43초 분량의 동영상을 올렸다.
대형 강당에 무대를 세우고 QLED와 OLED 패널을 설치한 뒤 게이머들에게 12시간 연속 비디오게임을 하게 한 후 화면을 비교하는 장면이 담겼다.
그러면서 올레드 패널의 잔상을 부각시킨 뒤 ‘12시간의 테스트 이후 QLED에는 잔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면서 동영상은 마무리된다. 이 동영상의 조회수는 현재 1100만회를 넘어섰다.
통상 자사 제품을 홍보할 때 상대 제품에 대한 언급 자체를 피하는 것은 업계 관행이다. 이를 깨고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경쟁사 제품을 직접적으로 공격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TV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올레드 진영’에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전세계 2500달러(대당) 이상 TV 시장에서 LCD가 차지하는 판매비중(금액 기준)은 2015년 84.5%에서 올해 52.7%로 낮아질 전망이다. 낮아진 LCD TV 시장점유율은 OLED TV 진영이 고스란히 받아갔다.
삼성전자의 전략 TV ‘퀀텀닷 TV’는 LCD 제품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올해 TV판매량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4500만대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레드 공격에 나선 것은 4분기가 TV 시장 최대 성수기란 점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튜브에 화면잔상 테스트를 올린 시점이 9월말이여서 4분기를 겨냥한 전략적 선택이란 관측에 무게를 싣게 만드는 배경이다.
삼성과 LG가 제품을 두고 전면전을 벌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삼성전자는 LG전자의 냉장고에 물을 붇는 냉장고 용량 실험 광고를 통해 ‘삼성의 냉장고 용량이 더 크다’고 주장했고, 이는 결국 100억원대 소송으로 비화된 바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유명 해외 행사에서 LG측이 삼성전자의 세탁기 제품을 고의 훼손했다며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갈등은 LCD 진영과 OLED 진영 싸움으로, 두 제품의 대표 기업들이 한국에 있다보니 벌어지는 양상”이라며 “공격을 받은 LG측으로선 도리어 기분이 나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석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