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 쏟아부었지만 버티기 한계 -3조 투자 선양 롯데월드 계획 차질 -앞으로도 첩첩산중…다른 계열사 타격 우려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롯데마트가 결국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보복 앞에 무릎을 꿇었다. 7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며 버티던 롯데마트는 결국 중국 롯데마트를 매각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소방규정 위반을 이유로 중국 대륙 전역의 롯데마트 영업정지 처분이 시작된 지 6개월 만이다. 햇수로는 10년 만에 철수하게 됐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7년 중국에서 운영 중이던 네덜란드 마크로 매장을 8곳 인수하면서 중국에 진출했다.

그동안 롯데마트가 중국 내 매장 처분을 주저해온 건 중국에 진출한 22개의 계열사 때문이다. 롯데마트가 철수하면 사실상 중국 사업 전체를 접어야 하는 위기에 몰릴 수 있어 중국에서 사업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 때문에 롯데는 올 3월 중국 롯데마트에 3600억원을 긴급 지원했고, 최근 3400억원을 추가로 수혈키로 했다.

하지만 득보다 실이 많았다. 롯데마트의 2분기(4∼6월)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4.9% 줄었다. 롯데는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2월말부터 현재까지 사드 보복으로 5000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금액은 연말이면 1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가속화되는 롯데마트의 중국 출구전략으로 다른 계열사의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부터 사드와 관련해 롯데 계열사의 전 사업장에 세무조사를 하거나, 소방ㆍ위생 점검 등을 이유로 매장 영업을 중지시키는 등 롯데를 겨냥해 집요한 보복을 해왔다.

롯데그룹은 지금까지 중국에 약 10조원을 투자했고 현재 24개 계열사가 현지에 진출해 있다. 백화점 5개를 포함해 마트, 슈퍼 등 120개의 유통 점포를 운영해왔고, 롯데시네마도 현재 12개점을 운영 중이다. 롯데제과ㆍ롯데칠성ㆍ롯데케미칼ㆍ롯데알미늄 등도 모두 중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현재 마트 뿐 아니라 백화점도 중국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조원을 투자하는 선양(瀋陽) 롯데월드 프로젝트도 위기에 빠졌다. 롯데월드 선양은 70%가량 공사가 진행된 상태에서 지난해 11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롯데그룹은 “한파 때문에 공사를 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사드 보복이 공사 지연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청두(成都)에 1조원을 투입한 복합단지 프로그램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아파트 1400여채 등 주거시설 부문은 분양이 완료돼 이달 말까지 입주가 끝난다. 하지만 백화점 등 상업시설은 허가가 나지 않아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마트 사업 외에 백화점ㆍ롯데리아ㆍ롯데시네마 등 사업은 중국에서 철수하지 않고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칠성과 롯데제과 등 일부계열사는 영업망 통합 등 구조조정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