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투입비용·공장 재이전 따른 부담 커 -시장 다변화 넘어 ‘제조업 철수’ 지원 절실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의 발걸음마저 얼어붙게 한 중국발(發)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파는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중소기업에게 더욱 가혹하다. 상반기 급격한 매출 및 생산량 감소를 경험한 현지 진출 중소기업의 신음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이에 따라 일부 중소기업은 동남아시아 등으로의 수출시장 다변화에 나서는 등 대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중국을 핵심 생산기지로 활용 중인 곳은 ‘차이나 엑소더스’ 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중소기업은 공장 이전에 따른 ‘생산 공백’을 메울 여력이 부족해서다.
15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국 이외의 대체시장 발굴에 나서는 중소기업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중국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2%가 “중국과의 거래를 축소하고 대체시장 발굴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차이나 엑소더스의 본격화다.
베트남 등 동남아시장 수출 물량 확대로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을 상쇄한 락앤락이 대표적인 예다. 락앤락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총 1912억원, 2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1%, 12.7% 줄어들었다. 2분기 중국시장 매출이 357억원으로 1년동안 19.1%나 급감한 탓이 크다.
다만, 락앤락은 동남아시장에서 지난해 상반기보다 31.5% 증가한 12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장 둔화의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락앤락은 이에 따라 향후 할인점과 특판매장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장을 적극 육성하는 한편, 미주 홈쇼핑 수출 정상화에 나서는 등 시장 다각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처럼 중국을 ‘수출시장’으로 활용했던 중소기업은 발 빠르게 사업의 무게중심을 제3의 국가로 돌리고 있지만, 현지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운영 중인 중소기업은 여전히 고민에 빠져 있다. 현지에 투입된 비용과 공장 재이전시 발생할 생산 공백을 생각하면 섣불리 탈출을 감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본지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해외진출기업 정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중소기업 3500여곳 중 절반(52%)가량인 1817개 기업이 현지 생산법인을 운영 중이다. “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과 연계해 향후 우리 중소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강화하거나, 세제 혜택을 줄일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여유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으로서는 과감히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는 게 한 중국진출 기업 관계자의 지적이다.
이차전지용 폭발방지 캡과 캔(전해액 등을 담는 용기)을 생산하는 신흥에스이씨의 중국 공장 가동률이 상반기 10~20% 수준까지 떨어진 게 대표적인 예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B2C 기업의 해외시장 다각화는 물론, B2B·제조기업의 생산기지 이전에 대한 정부지원도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슬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