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정부, 근로방식 개혁 성과 종신고용·연공서열 등과 결별

노동시장 경직 한국 혁신없인 ‘日잃어버린 20년’ 전철 불가피 지난 6월 실업률이 2.8%로 떨어지는 등 사실상 완전고용을 실현하고 있는 일본의 완전고용 비밀은 근로방식개혁과 노동시장 유연화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경총 노동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차 아베 정권(2006년 9월~2007년 9월)부터 현재 3차 아베 정권(2014년 12월~)까지 노동시장 정책의 중점 과제, 성과, 변화를 살펴본 결과, 일본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근로방식 개혁’이 성과를 거두면서 경제가 활력을 회복하고 실업률이 급격히 낮아지는 등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베 총리는 그간 장시간 근로 시정, 유연한 근로 방식을 위한 환경 정비, 동일노동·동일임금, 질병 치료와 일 양립, 비정규직 처우개선, 고부가산업 전직 재취업 지원, 고령자취업 촉진 등을 핵심내용으로 한 근로방식 개혁을 추진해왔다.

장관급인 ‘일하는 방식 개혁 담당상’을 신설하는 등 ‘유연한 노동’을 핵심으로 하는 일본식 노동개혁은 성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일본 직장인은 연일 야근도 감내하며 직장을 삶의 최우선 순위에 두는 ‘회사인간’으로, 기업은 그런 직원들에게 종신고용과 복지를 보장해왔다. 하지만 노동개혁으로 회사인간의 토대가 돼왔던 연공서열에 금이 가고 있으며 평생직장 등 일본 특유의 산업화시대 노동규범과도 과감히 결별하고 있다. 요즘 일본에서 장시간 근로는 더이상 미덕이 아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야근 후 8∼12시간 이내엔 출근을 못 하게 하는 ‘근무 간 인터벌제’가 기업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하루 근무시간을 8시간에서 10시간으로 늘린 대신, 주 3일 휴무제를 도입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정규직의 부업·겸업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일터가 일보다 사람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프리랜서가 늘고 있는 것도 장시간 근로와 수직적인 상하관계로 대표되는 보통의 직장을 떠나 개인의 삶을 적극 즐기는 세태가 확산된 결과로 분석된다.

NHK에 따르면 현지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이는 지난 3월말 기준으로 1122만에 달해 전체 상용근로자 6명 중 1명꼴이다. 사진작가나 엔지니어 등 전문직은 물론이고 영업이나 기획, 정보기술(IT), 영상감독, 작가 등과 더불어 단순 업무인 가사 대행, 사무보조 등까지 다양한 직종으로 확산하고 있다.

재택근무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직원 3분의 1은 1주일에 2시간만 회사에서 근무하면 된다. 주요 기업 중 재택근무 도입을 결정한 곳이 절반이다. 재택근무는 아베총리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위미노믹스(Womenomics)’와도 맞물려 있다. 위미노믹스는 여성(Women)과 경제(Economics)의 합성어로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경기침체의 돌파구를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에서 찾으려는 움직임이다.

일본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1995년을 정점으로 줄곧 떨어지고 있는데, 젊은 여성은 육아휴직에다 최근에는 거동 못 하는 부모를 돌보는 ‘간호휴직’까지 떠맡는 처지다. 이들을 노동력으로 활용하려면 재택근무를 포함해 유연한 근무 방식이 필수다. 올 들어서는 여성을 가사에서 풀어주기 위해 외국인 가정부 도입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동일노동·동일임금’ 지침도 주목할만하다. 기본급은 물론, 상여금·교통비·식대 등의 차별을 없애 정규직의 60%인 비정규직 임금을 유럽 수준인 80%로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2015년 일본 비정규직 비율은 37.5%지만, 15∼24세에선 48.3%다. 비정규직으로 사회 첫발을 내디딘 청년들의 지갑을 채워줘 내수 진작을 유도하겠다는 정책의지도 읽힌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보낸 원인이 종신고용제와 연공임금제, 강력한 노조 등 노동시장 경직성 때문”이라며 “유사한 경제시스템을 갖고 있는 한국 역시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일본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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