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ㆍ김현미 등 전ㆍ현직 의원 35% 포진
-전문성 떨어지고 ‘포퓰리즘’ 우려도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의 특징은 전ㆍ현직 국회의원의 약진이다. 14일 현재 장관 인선이 마무리된 17개 정부 부처(중소벤처기업부 미정) 중 6곳(35.2%)에 의원 출신 장관이 임명됐다. 이낙연 국무총리까지 포함하면 전ㆍ현직 의원 비율은 38.8%에 이른다. 관료사회에 개혁 바람을 불어넣는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포퓰리즘 정책 우려와 함께 3권분립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17일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을 맞는 가운데 초대 내각에 입각한 현직 의원은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등 5명이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8~19대 의원을 지냈다. 내각의 35.2%를 전ㆍ현직 의원이 장악한 셈이다. 내정자를 물색 중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도 당초 현직 의원을 검토했다가 비(非) 정치인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 초반 전ㆍ현직 의원들이 한꺼번에 입각한 사례는 드물다. 여의도 정치를 혐오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1기 내각에 단 한명의 의원도 기용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때는 유정복ㆍ진영ㆍ조윤선 전 장관 등 3명 뿐이었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공약했던 ‘5대 비리(병역면탈ㆍ위장전입ㆍ세금탈루ㆍ부동산투기ㆍ논문표절) 인사 배제’ 원칙에 스스로 발목이 잡히면서 ‘의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의원들의 입각은 ‘개혁성’과 ‘정책 추진력’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관료사회에 개혁적인 분위기를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부겸 행자부 장관이 경찰 수뇌부의 이전투구에 전격 개입하면서 수습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8ㆍ2 부동산 대책을 진두지휘하면서 추진력을 증명했다.
문제는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데 있다. 이는 ‘포퓰리즘’ 정책을 낳는다. ‘선거’를 생각한 정략적인 정책을 쏟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장관들은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같은 맥락으로 정치인 출신인 김상곤 교육부 장관이나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대표적인 ‘코드 인사’로, 야권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정통 관료가 아닌 만큼 정책의 세부적인 부분을 다루기가 힘들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8ㆍ2 부동산 대책을 놓고 각 부처에서 혼선을 빚은 것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3권분립을 훼손한다”고 입을 모은다. 장관(행정부)이 의원(입법부)을 겸직하면서 각종 법안의 표결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헌법에 명시된 3권분립을 위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는 “여당 의원들이 ‘나도 내각에 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회가 대통령에 복속될 수 있다”면서 “행정부를 견제해야 한다는 의회의 기능에 상당한 훼손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창렬 교수는 “의원들의 내각 참여를 최소화하는 게 좋다”면서 “정부에 입각할 경우 표결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등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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