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요우커 64% 급감…매출 최악 동화·한화 면세사업권 조기 반납 30년 전 구조조정 신호탄 시각도 업계 "빨리 脫중국정책 마련해야"

“요즘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거의 없어요. 그나마 눈에 띄는 관광객들은 태국이나 대만의 몇몇 관광객들 뿐입니다.”

지난 9일 제주에 있는 한 면세점에 적막감이 감돌았다. 물건을 구매하려던 관광객들로 붐벼야할 매장에는 관광객보다 점원의 수가 많을 정도로 손님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제주 공항면세점은 그나마 손님들이 붐볐지만, 면세점업계의 큰 손이라고 불리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는 없고 제주를 찾은 국내 단체관광객들이 물품을 구매하고 있었다.

중국 측이 최근 우리 정부가 요청한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철회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관광규제가 계속되고 있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입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측이 최근 우리 정부가 요청한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철회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관광규제가 계속되고 있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입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면세점업계 ‘생존’ 몸부림…탈(脫)중국 시급=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면세점업계는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다.

10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방한 외래 관광객은 149만2680명으로 전년보다 34.5% 줄었다. 이중 중국관광객은 70만5844명으로 64%나 급감했다. 이로 인해 면세점업계는 사업권 반납, 직원들 연봉 반납 등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 측이 최근 우리 정부가 요청한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철회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관광규제가 계속되고 있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입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측이 최근 우리 정부가 요청한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철회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관광규제가 계속되고 있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입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롯데면세점의 경우 6월말까지 전년도보다 매출이 3500억원 가량 줄었다.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35%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화의 경우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80~90% 줄면서 제주공항면세점 사업권을 8월말까지 반납하기로 하는 등 생존을 위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월 매출이 매장 임대료인 20억원도 안나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마냥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가 풀리기 기다리기 보다 2012년 일본의 정책을 참고해볼만 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일본에서도 2012년 센카쿠 사태로 인해 중국이 한국에 내린 사드 보복 조치와 비슷한 일본여행 금지조치를 내렸고, 일본 관광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곧바로 비자 간소화와 하늘길 확대 등의 대응책을 내놔 동남아와 중화권, 한국 관광객 비중 60%를 넘기며 중국의 보복조치에 대한 타격을 최소화했다.

대만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중국의 대만 여행 금지조치 보복을 벗어났다.

▶동화ㆍ한화사태…면세점 구조조정 신호탄?=최근 한화갤러리아의 제주공항 면세사업권 조기반납과 이에 앞선 동화면세점 사태를 보면서 자칫 ‘제2의 면세점 대란’이 시작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돈다.

서울 시내면세점은 현재 10곳이 운영중이다. 앞으로 문을 열 면세점까지 합치면 총 13곳이다. 이는 지난 30여년 전 상황과 비슷하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면세점 영업 자유화 방침을 내놓으면서 현재와 같이 면세점들이 곳곳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마냥 고성장을 이어갈 것만 같았던 면세점 시장은 곧바로 휘청거렸다. 바로 1990년대 초 한국 관광의 핵심 축이었던 일본 경제의 영향때문이었다.

일본 경제의 거품이 터지면서 29곳에서 운영되던 면세점이 문을 닫기 시작해 서울지역에 6곳만 남았었다.

현 상황도 마찬가지다. 2010년부터 몰려온 요우커들로 인해 국내 면세점 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 10월에는 처음으로 한국방문자 수 1위를 요우커가 차지했다. 그러다가 다시 사드가 면세점 업계 발목을 잡은 것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들은 “마냥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만을 바라볼 수만은 없다”며 “설령 이번 조치가 풀린다고 해도 또다시 한국관광 금지 조치라는 카드를 꺼낼 수 있기 때문에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탈(脫)중국관광객 정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