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야! 아직 죽지 않았어. 삼백줄 차지! 클리어" 의학 드라마를 보다 보면 꽤나 자주 보게 되는 장면이다. 이미 멈춰 버린 심장에 제세동기를 가져다 대면, 환자는 아니 이미 시체가 되어버린 몸은 털썩 하고 튀어 오른다. 주위 사람들이 하나 둘 장갑을 벗고 고개를 가로 저어도, 오직 주인공만이 허공에 '오백줄' 하며 단위를 높일 뿐이다.
게임도 비슷한 순간이 있다. 서버가 다운된다든지, 치명적인 버그가 발생한다든지, 해킹으로 밸런스가 무너졌다든지 다양한 이유로 론칭과 동시에 죽어버린 게임이 있다. 혹은 한때는 잘 나갔던 영광스러운 과거를 뒤로 하고 하나 둘 치고 올라온 신예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이제는 퇴물이 되어 운영 비용도 나오지 않는 게임도 있다.
개발사가 자신들의 게임에 가진 애착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은 게임은 죽은 게임이다. 한 번 떠나버린 유저들을 다시 끌어오기 위해서는 새로운 유저를 획득하는 것보다 곱절 이상의 노력과 돈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때로는 내가 자식처럼 키워온 게임을 뒤로하고 새로운 게임에 매진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퍼블리셔의 경우는 약간 상황이 반대이다. 아직 완전히 죽지 않고 살아날 기미가 보이는 게임들의 산소호흡기를 떼어버리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비용의 문제이다. 살아난다는 보장도 없는 게임에게 비싼 전력을 쏟았다가 털썩 하곤 죽어버리면 손해니, 그 동안 쏟아 부은 에너지가 좀 아쉽지만 매몰 비용으로 하고 새로운 게임을 찾아 나서곤 한다.
그럼 심폐소생술을 멈춰야 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게임이 살아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는 결국 일 방문자수와 매출이다. 이왕 의학 드라마 이야기를 꺼낸 김에 일 방문자수를 피에, 매출은 살로 비유해보자. 여기 아직 피가 돌고 있지만 병이 들어 살이 쪽 빠진 병자가 있다. 이런 친구들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 좋은 영양제도 먹이고 수술도 해보면 살이 불어 올라서 다시 건강한 모습이 될 지도 모른다.
그래도 병에 걸리기 전 한때는 반해서 큰돈을 투자할 만큼 멋진 친구였으니, 병이 걸렸다고 너무 쉽게 홀대하지 말고 한번만 더 건강하게 회복할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 피가 도는 한 게임은 살아 있다. 아직은 멈추기에는 너무 이른 순간이다. 정말로 피가 멈춰 버리기 전에 한번만 심장에 제세동기를 가져다 대고 "삼백줄 레디!"를 외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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