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 성분 검출 결정적 증거…범행 12시간만에 검거 -범행 동기는 “확인 중”…구속영장 이르면 14일 신청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연세대에서 사제 폭탄을 제조해 교수를 다치게 한 대학원생 김모(25) 씨가 범행 12시간에 긴급체포 됐다. 김 씨가 버린 ‘파란색 수술 장갑’이 스모킹건, 결정적 증거가 됐다. 김 씨는 인터넷 검색 없이 평소 알고 있던 과학적 지식을 이용해 만들었다고 했다.

사건은 13일 오전 8시 41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제1공학관 4층 김모 교수의 연구실에서 벌어졌다. 현장인 교수연구실 복도를 직접 비추는 CCTV는 없었다. 1층 출구가 일곱 군데나 있고 여러 건물과 이어진 공학관 특성상 사건은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있었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CCTV를 통해서 범행 전 시간대에 이동한 사람들을 모두 확인했다. 오전 7시 27분~30분 사이 4층을 오간 김 교수 학과의 대학원생 김 씨가 확인됐다. 김 씨는 백팩(backpack)을 메고 2회 정도 주변을 서성였다. 경찰은 김 씨에 용의점을 두고 수사를 이어갔다.

경찰은 사건 당시 학교 실험실에 있던 김 씨를 경찰서로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김 씨는 “연구를 위해 학교에 갔다가 잠을 깨러 걸어 다녔을 뿐”이라며 범행을 부인했다. 김 씨의 동의를 얻어 집을 수색했지만 폭발물 제조와 관련된 물품은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은 김 씨 집 주변 CCTV를 추가로 살폈다. 김 씨가 검은색 비닐봉지를 집에서 들고나와 근처에 버리는 장면이 찍혔다. 경찰은 비닐봉지를 수거했다. 그 안에는 파란색 수술용 장갑과 나사못이 들어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장갑을 수거해 과학수사대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화약성분이 검출됐다”고 했다. 김 씨가 공대생이긴 하지만 장갑에서 검출된 화약성분은 학교 수업이나 실험실에서 사용하지 않는 성분이었다. 경찰은 이런 사실관계를 학교에 확인했다.

범행을 부인하던 김 씨는 경찰이 화약 성분이 묻어나온 장갑을 토대로 추궁하자 오후 8시 23분께 결국 자백했고 긴급체포됐다. 사건 발생 12시간만이었다.

경찰은 김 씨가 인터넷으로 폭탄 제조 방법을 확인하고 집에서 텀블러를 이용해 폭발물을 만든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일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김 씨가 만든 폭발물은 건전지를 이용한 기폭장치와 폭약, 수십 개의 나사가 들어있는 형태다. 폭발과 함께 나사가 튀어나가도록 설계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폭발물을 직접 만들었으며 구글이나 유튜브 등 인터넷에서 폭탄 제조 방법을 검색해 참고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지식으로 만든 것과 인터넷 검색을 통해 만드는 것의 형법상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큰 차이는 없다”고 했다.

또 경찰은 김 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동기를 조사중이다. 살인이나 상해의 고의성 여부를 살핀다. 일각에서 취직 후 기말시험을 안보고 학점을 받으려다 거부 당해 앙심을 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경찰은 “원한 관계 등 모든 범행 동기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학점과 취업 때문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경찰은 김 씨의 구속영장을 이르면 14일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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