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25주년 토론장, ‘사드’ 격론장으로 변질 -中측 전문가 “한중관계 악화시키는 건 한미동맹” -韓측 전문가 “동북아 불안의 원인은 북한ㆍ북한ㆍ중국”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 전문가들이 격론을 벌였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의역할을 둘러싼 한중 양국의 이견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31일 제주포럼의 ‘한중수교 25주년 평과와 과제 및 새로운 제안들’ 세션에서 한국 전문가들은 동북아 정세 불안의 책임을 중국에, 중국 전문가들은 한미의 사드배치에 돌렸다.
신호탄은 왕판 중국외교학원 부원장이 울렸다. 왕판 부원장은 이날 세션 기조연설에서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함으로써 많은 긴장관계를 조성했다. 한중 양국은 적절한 조치를 통해 이 지역의 긴장을 완화시켜야 하며 사드배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중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사드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사드 보복에 대해 “한국은 WTO(세계무역기구)에 중국의 보복조치를 제소하겠다고 하지만 한국 기업들이 중국 국내법을 준수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며 “중국은 주변국과 외교를 중시하는 국가다”고 말했다.
궈루이 중국길림대학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한미동맹이 한중관계와 동북아평화를 악화시키는 근본적 요인이라고 거들었다. 궈 교수는 개인생각으라고 수차례 강조하면서도 “한중 양국의 전략적 신뢰가 쌓이지 못하는 데에는 한미동맹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에서 미국을 먼저 방문한 다음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을 방문하고 중국을 찾으려는 사이에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방미성과도 없게 되고 방중할 때 분위기는 나빠질 것”이라며 다소 수위높은 발언을 했다.
한국 학자들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최우선 국립외교원 부교수는 “중국 교수 두 사람 모두 한국의 정책적 입장을 오해하고 있다”며 “사활이 걸린 안보문제가 기술적으로 중국 안보상에 해를 입힐 수 있지는 않다. 중국이 한국이 현재 가질 수밖에 없는 안보적 고려를 신중하게 논의하면 실제 의도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오는 과대한 위협인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지용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아시아태평양연구부 교수는 “한중간 사드논쟁의 원인은 첫째도 북한, 둘째도 북한이다. 셋째는 중국이다”라며 “중국이 사드문제로 보여주는 행태가 동등한 주권국가 사이에서 서로 존중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행태인가. 많이 벗어났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국 전문가들의 반박이 이어지자 궈 교수는 “사드배치가 한국에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면서도 “사드 말고 자유무역협정(FTA) 성과를 높이는 등 기존 시스템에 대한 논의를 하자”고 말을 돌리기도 했다. 왕 부원장은 급하게 “지금 한중관계의 교착상태를 직면하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고 상황진작에 나섰다.
하지만 이날 사드배치를 둘러싼 한중 전문가들의 이견차는 일목요연하게 드러났다. 사회를 맡았던 정상기 국립외교원 센터장은 “지난 25년 간 서로의 공통점만 강조하지 않았나 싶다”며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잊어버려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해보인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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