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훈육행위를 넘어선 학대에 해당” 판단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무죄 “관리ㆍ감독 소홀 증거없다”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어린이집에서 자신이 맡은 반 아동들을 때리고 귀를 잡아당겨 피가 맺히게 한 혐의로 기소된 보육교사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교사 김모(43) 씨에 대해 벌금 500만원형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원장인 신모(59) 씨는 김 씨에 대한 주의ㆍ감독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았지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이 유지됐다.

강원도 원주시 S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일했던 김 씨는 2014년8월께부터 2015년1월까지 어린이집 원생 4명을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씨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4살 여아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입을 2회 때려 빨갛게 부어오르게 했고, 다른 4살 남자 아이는 귀를 잡아 당겨 피가 맺히게 하기도 했다. 율동 연습중 틀렸다는 이유로 아동들의 머리에 꿀밤을 주듯 때렸고, 상황에 따라 아이들끼리 서로 상대방을 때리도록 시키기도 했다.

재판에 넘겨진 김 씨는 “아동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훈계를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김씨 행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훈육행위를 넘어선 학대에 해당한다”며 벌금 500만원에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했다.

피해아동의 부모들이 귀가한 아이에게서 상해를 발견한 사실 등을 통해 훈육행위를 넘어선 학대라고 판단했다.

원장 신씨에 대해서도 “학부모들이 문제제기를 하기 전까지 학대 행위를 알지 못했고, 이후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아동복지법상 관리ㆍ감독 소홀 혐의를 적용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에선 보육교사 김씨의 유죄 판결은 유지했지만 신씨는 무죄로 판단했다.

신씨가 어린이집 원장으로서 업무를 게을리 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재판부에 따르면 신씨는 아동학대 예방 온라인 교육을 수료하고 어린이집 교사들에게도 관련 교육을 수료하게 했다. 매주 어린이집 교사들과 회의해 아동에게 존댓말을 사용하고, 놀이를 제한하지 말도록 지시하는 등 아동학대 예방에 노력했다. 교사들에게 업무일지를 쓰게해 교육 상황을 점검했고, 수시로 복도를 돌아다니며 교육상황을 점검했다. 이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피해 아동들은 신 씨에게 체벌에 대해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았고, 학부모 가운데도 체벌 사실을 눈치채거나 항의한 적도 없어 신씨는 아동학대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점은 인정되지만, 법률상 CCTV를 설치해야하고, 이를 매시간 확인해야 한다는 주의의무가 없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없다는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다만 원장 신씨에 대해서는 “원장으로서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ㆍ감독의무를 게을리 했는지 여부는 모든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감독을 게을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jumpcu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