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ㆍ이태형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재판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도식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반응은 극과 극을 달렸다. 9년만에 정권을 잡은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를 우회 비판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약속했다. 수세에 몰린 자유한국당은 말을 아끼면서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기조를 이어갔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23일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대해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은 불행한 대통령의 역사가 더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첫 재판정에서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고 진솔한 대국민사과부터 하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강훈식 원내대변인도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을 계기로 대한민국을 나라다운 나라로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헌정을 파괴하는 세력이 다시는 국민 위에 올라설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공식 논평을 내지 않는 등 착잡한 분위기다. 다만 정우택 원내대표가 당 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만은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말씀만 드린다”면서 “사법부 재판은 공정성과 형평성, 엄정성 등에서 많은 비판을 받은 특검 수사와는 달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원내대표는 특히 “대통령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지시하고 감사원에 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직접 감사 지시를 내리는 모순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고 서울중앙지검장 인선과 4대강 사업 감사에 불만을 표시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대해서도 미묘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 정당 대표로는 유일하게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불참했다.

제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바보 노무현’은 우리 정치사에서 고질적인 지역주의 청산과 권위주의를 타파하는데 앞장서신 분”이라며 “우리에게 주어진 개혁과 통합의 정신을 이어 ‘사람 사는 세상’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김현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의 못다 이룬 꿈을 반드시 실현하겠다”면서 “여당으로서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치를 문 대통령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하며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노 전 대통령은 탈권위주의와 소통의 리더십으로 기억된다. 반칙과 특권 없는 사회를 만들고자 했다”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다만 “분노의 정치가 아닌 통합과 상생의 정치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보수정권을 겨냥한 문 대통령의 정치 행보를 견제했다. 앞서 정우택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4대강 정책 감사에 대해 “오늘 노 전 대통령 서거일을 앞두고 ‘한풀이식 보복’을 지시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test10298@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