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호 씨 “아버님 살아있다면 막걸리 한잔 했을 것” -文대통령 “성공한 대통령으로 다시 오겠다”

[헤럴드경제=최준선(김해) 기자] “아버님이 살아계셨다면 오늘 같은 날 막걸리 한 잔하자고 했을 것 같습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노건호 씨가 유족을 대표해 인사말을 했다. 건호 씨는 “오늘 추도식을 맞이하는 감격과 회한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알기 어렵다”면서 “역사와 민심 앞에 경외감 느낀다”고 고개를 숙였다.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는 역대 최대 인파인 3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노무현재단이 마련한 좌석은 추도식 시작 3시간 전부터 추모객들로 빼곡히 들어찼다. 자리를 잡지 못한 추모객들은 행사장 주변에 돗자리를 깔고 앉았다. 불편한 자리지만 얼굴에는 기대와 설레임이 가득했다.

오후 2시 권양숙 여사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등장하자 행사장은 큰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정세균 국회의장,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도 함께 자리했다. 자유한국당은 정우택 원내대표 대신 박맹우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마이크를 잡은 건호 씨는 ‘민머리’를 만지며 “정치적 의사 표시나 사회에 불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 심하게 탈모 현상이 일어나 본의 아니게 속살 보여 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말했다. 순간 좌중에서 큰 웃음이 터졌다. 확연히 바뀐 추도식 분위기를 방증했다.

권양숙 여사도 “이제 슬픔을 거두기 바란다. 노 전 대통령도 웃고 있다. 이제 고마 쎄리 웃어라”는 임채정 전 국회의장의 추도사에 미소로 화답했다. 권 여사는 도종환 민주당 의원이 추모시 ‘운명’를 낭독하자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문 대통령은 “오늘 이 추도식에 대통령으로 참석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노 전 대통령도 모든 분들께 고마워하면서 ‘야, 기분 좋다’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면서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은 ‘희망나비 날리기’ 행사도 진행됐다. 함평농업기술센터에서 보내온 1004마리의 나비에 ‘껍질을 벗고 새로 태어나는 나비처럼, 시민의 힘으로 자켜낸 민주주의를 계속 발전시켜나가겠다’는 의미을 담았다. 권 여사와 문 대통령 내외는 직접 나비를 날린 뒤 손수건을 꺼내 흐리는 눈물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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