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살린다’ 논리 안맞아 온라인·외국계 마트들만 이득 휴일 휴업땐 입점협력사가 손해 의무휴업 관련 시뮬레이션 필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유통업계에선 대형쇼핑몰 규제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울렛 같은 복합쇼핑몰에도 의무휴업일을 도입하는 정책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골목상권 보호 취지와 달리 온라인 시장으로 소비자들이 몰리고, 정작 피해는 유통협력사들이 본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 후보 시절 유통 관련 주요 공약 중 눈에 띄는 공약은 대기업 쇼핑몰 규제였다. 서울 코엑스, 스타필드 하남, 롯데몰 등 여러 유통시설이 뭉쳐진 복합쇼핑몰도 현행법상 ‘대규모점포’에 포함시켜 월 2회 의무휴업일을 지정한다는 내용이다. 현재는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만 해당 법령을 적용받고 있다. 해당 제도의 취지는 일괄적으로 대기업 유통채널에 휴무일을 적용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발길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으로 돌리자는 것이다. 일각에선 ‘경제민주화’의 관점에서 필요한 정책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로 현재 시행되고 있는 ‘대형마트’의 경우를 보면 제도의 취지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 2014년 진행한 대형마트ㆍ기업형 슈퍼마켓(SSM) 의무휴업에 대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영업규제의 폐지 또는 완화를 원하는 대형마트 소비자는 전체 응답자의 61.5%를 차지했다. 또 의무휴업일 제도 시행 후 전통시장 방문 횟수는 연평균 0.92회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의무휴업일은 1년에 24일이지만 그 중 전통시장을 찾는 날은 하루도 안되는 것이다.

그 와중에 온라인 시장을 찾는 소비자는 대폭 늘어났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로 업계 매출은 21% 줄었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매출 하락은 온라인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시장의 상품거래액은 지난 2014년 45조3000억원에서 2015년 54조600억원으로 증가한 뒤 지난해엔 65조6200억원까지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도 취지야 좋았지만 실제로 일요일에 전통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은 크게 늘지 않았다”며 “대신 규제 적용을 안받는 외국계 대형마트나 온라인 시장으로 고객들이 다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현장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복합쇼핑몰까지 의무휴업일 규제가 적용될 경우 매출감소 피해는 고스란히 협력사들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울의 한 대형 백화점의 경우 1년 동안 매주 일요일에 문을 닫는 상황을 가정했을 때 예상되는 매출손실액은 6000억원 가량이다. 대형백화점 3사와 이들이 운영하는 프리미엄아울렛 등을 모두 합치면 추산 손실은 수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백화점ㆍ아울렛 운영 특성상 휴업으로 인한 손실은 대기업에 임대료를 주고 입점해있는 협력사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실제로 대형기업이 매장 영업까지 직접 관여하는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 백화점, 쇼핑몰은 사실상 임대사업이기 때문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작 쇼핑몰 공간을 내어주는 대기업 자체는 크게 손해를 보지 않는다”며 “피해는 주말에 가족 동반 외출이 필요한 소비자들과 협력사ㆍ직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인데 지금이라도 정확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조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구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