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내정자 기자회견, 재계 ’기대반, 우려반‘…정책 속도-우선순위 관심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재계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재벌개혁 방안 및 정책추진 우선순위 등이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 내정자의 개혁적 성향과 시민단체 활동이 부각되자 재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다만 누구보다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김 내정자가 실제로 공정위를 이끌기 시작하면 정부의 경제, 재벌개혁 정책이 합리적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18일 김 내정자의 기자회견에 대한 재계 반응을 요약ㆍ정리하면 ‘우려반, 기대반’이다. 재벌개혁의 강한 의지를 확인한 만큼 경영 위축이 우려되지만, 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친 것이다.

4대 재벌 고위 관계자 “김 내정자가 예전부터 삼성 등 대기업 임원들을 상대로 강의도 많이 한만큼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서 경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재벌 관계자는 “과거 이력 및 발언 등을 보면 (김 내정자가)다소 강한 성향이라서 우려되는 건 사실”이라며 “국민들이 기대하는 방향도 있겠지만 기업 현실도 잘 따져야 좋은 취지의 개혁 정책들이 부작용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김 내정자가 추진할 개혁 정책의 속도를 주시하고 있다. 새 정부가 ‘재벌개혁 의지’가 강한만큼 집권 초부터 공정위의 역할을 강하하며 재벌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수 있기 때문이다.

재벌 고위 관계자는 “어제 공정위원장 내정 발표 이후 내부적인 회의를 했다”며 “김 내정자로 인한 변화가 점진적이냐 갑작스럽냐가 중요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대기업 조사국 부활, 지배구조 개선, 순환출자 해소,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제시한 재벌개혁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김 내정자가 주도할 정책 우선순위도 재계의 주요 관심사다.

다른 재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공약 초안에 포함됐었던 기존 순환출자 해소안에 대해 김 내정자가 ‘이는 최우선과제가 아니다’고 한 말에 동의한다”며 “일감몰아주기의 경우 몇년 전부터 각 회사별로 자체적으로 일감의 특정 비율을 제한해 외부로 돌리는 등의 노력을 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벌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국 부활의 경우 얘기가 많이 나온 만큼 빨리 추진될 거 같은데 추진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