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작은거인’의 활약은 낯설지 않다. KBO에서는 두 번째로 키가 작은 KIA의 김선빈(165cm)이 펄펄 날고 있다. 20일 현재 타율 0.353으로 타격순위 공동 7위. 미국에서는 역시 165cm인 호세 알투베(26)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에 오른 바 있다. 이들의 활약은 체격조건(특히 신장)이 야구선수를 평가하는 절대적인 요소가 아님을 시사한다.영남대 주장이자 포수인 채상준(22)과 2루수 장성수(21) 역시 야구선수 치고는 작은 키다. 채상준은 174cm, 장성수는 170cm다. 두 선수에게 체격에 관한 이야기는 아무래도 빠질 수 없는 부분. 채상준이 “아무래도 저랑 (장)성수가 작기는 하죠. 근데 이게 무조건 단점이 아니에요. 큰 선수보다는 확실히 빠르거든요. 이 부분이 저희 장점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에 옆에서 듣고 있던 장성수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포수와 내야수, 뒤바뀐 포지션
공교롭게도 둘의 이전 포지션은 정반대였다. 채상준은 내야수로 시작해 포수로, 장성수는 포수로 시작해 내야수로 자리 잡은 것이다. 먼저 내야수 채상준은 대구 경운중 시절 선수가 부족한 팀 상황과 맞물려 포수 마스크를 썼다. 여러 선수들 가운데 채상준이 포수로 선택된 이유는 단순히 ‘공을 제일 잘 잡아서’였다. 대구고 시절 외야수로 외도(?)하기도 했지만 팀 사정상 다시 포수로 돌아왔고, 영남대로 진학한 후 신입생 시절부터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찼다. 팀 사정으로 맡게 된 안방마님 자리지만 알고 보니 재능이 출중했던 셈이다.“포수랑 투수는 거리가 가까운 만큼 공이 어떻게 튈지 모르잖아요. 작지만 빠르다는 장점을 살려서 순발력 있게 대처할 수 있는 점에서 제가 포수랑 잘 맞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몰랐는데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끝나고 투수랑 수고했다는 눈빛을 교환할 때 제일 뿌듯함을 느껴요.”반대로 포수에서 내야수로 전환한 장성수는 마산동중 시절 체격에 발목이 잡혔다. 장성수는 “코치님께서 포수하기엔 덩치가 너무 작다며 내야에 한 번 나가보자고 하셔서 내야수를 시작하게 됐어요. 사실 처음 포지션을 바꿨을 땐 낯설었지만 조금 지나고 나니 내야수가 훨씬 저한테 맞는 옷이란 걸 알게 됐어요”라고 털어놨다.
내야수 장성수는 지난해 특유의 스피드를 살려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무릎수술 후 재활을 하고 있는데 감독이 대주자라도 나가보라고 권했다. 경기감각도 익힐 겸 루상에 섰는데 하계리그 8강전 고려대와의 경기에서 '사고'를 쳤다. 0-1로 뒤져 있던 9회초 마지막 공격. 1사 1루서 대주자로 나선 장성수는 2사 후 2루를 훔친 데 이어 3루와 홈스틸까지 거푸 성공했다. 대학야구 사상 최초의 한 이닝 3도루가 달성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3루까지 가니까 홈도 노리고 싶어서 코치님께 뛰면 안 되냐고 여쭤봤죠. 코치님께서 ‘너 알아서 해봐’라고 말씀해주셔서 냅다 뛰었어요. 그때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정말 좋았죠.”지난해는 두 선수 모두에게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일까, 영남대의 두 ‘작은거인’은 올 시즌 각오가 남다르다. 졸업반이 된 채상준은 지난 시즌 타석에서의 아쉬움을 씻어내기 위해 겨우내 타격훈련에 매진했다. “올 시즌이 대학 마지막 시즌이에요. 후회는 남겠지만 매 경기 후회가 남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채상준의 눈빛은 제법 매서웠다. 대학 진학 후 지난 2년간 부상과 재활로 고생했던 장성수 역시 “올 한해는 안 아프고 팀과 개인 성적을 같이 내는 것이 목표”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아마도 작지만 강한 선수들은 이렇게 성장하지 않나 싶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아름 기자]* ‘800만 관중 시대’를 맞은 한국프로야구. 프로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추앙 받고 있는데 반해 그 근간인 아마야구에 대한 관심은 냉랭하기만 합니다. 야구팬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아마야구 선수들 및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아마야구 人덱스>가 전하고자 합니다. 독자들의 제보 역시 환영합니다. 아마야구 선수 및 지도자, 관계자들에 대한 소중한 제보를 이메일()로 보내주시면 적극 반영해 취재하겠습니다. 야구 팬 여러분의 성원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