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이같은 케케묵은 설전은 아닐지라도, 유통업계 대형마트 시장에선 때아닌 ‘매대 논쟁’이 한창이다. 매대를 높이는 게 매출전략을 위해 낫느냐, 낮추는 게 낫느냐는 것이다. 마케팅 효과를 둘러싼 ‘매대 높이 경영철학’의 충돌인 셈이다. 특히 대형마트의 신규출점에서도 대형할인점과 체험형매장으로 지향점을 차별화하는 등 불황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두뇌싸움도 전개하고 있는 게 최근의 흐름이다.

이같은 대형마트 3사3색의 흐름은 경기가 좋지 않고, 소비자가 지갑을 여는데 주저하는 것과 맞물려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이마트는 지난 2~3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월에는 설 효과로 오프라인 할인점 매출이 13.6% 증가했지만 2월에는 신장률이 -19.2%로 급감했고, 3월에도 매출신장률 -0.3% 기록했다. 롯데마트는 1~2월 5.4% 매출 역신장을 기록한데 이어 이어 3월에도 매출 1%가 빠졌다.

이에 대형마트의 적극적인 불황타개책이 마케팅 전략 차별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매대 구성’의 특화는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주도하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오픈하는 점포들에서 매대의 높이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 매장을 방문하면 5줄 이상으로 이어진 성인 남성의 키를 훌쩍 넘도록 높이 세워져 있는 노브랜드 매대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최근 피코크와 노브랜드 등 자체상품(PB) 브랜드로 취급하는 물품이 많아지자 나타난 변화다. 이마트 관계자는 “더욱 많은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인다는 목적에서 매대를 높였다”며 “편의점 위드미에서도 높은 매대를 선보이며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정반대로 움직이는 곳도 있다. 홈플러스다. 홈플러스는 최근 오픈한 파주운정점을 시작으로 향후 오픈하는 매장에서 매대 높이를 점차 낮춰갈 계획이다. 소비자가 더욱 넓은 시야에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매장이 넓게 보이는 효과도 고려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대가 낮아지면 4050여성들이나 어린 아이들이 쉽게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된다”며 “까치발을 들어야 살 수 있던 제품도 매대를 낮추면 상품을 집기 편하게 해준다”고 했다.

물론 매대를 높이는 게 좋은가, 낮추는 게 좋은가에 대해 검증된 것은 없다. 현재까지는 실험중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대를 높이는 게 매출전략에 유효한지, 낮추는 게 유효한지 두 대형마트의 실험적 운영을 통해 지켜봐야 알 것 같다”며 “다만 두가지 방향에서 매장 경영 철학이 대조를 이루는데, 매대 운영 노하우가 충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점에서 누가 매출에 도움이 되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인지 살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신규 점포 출점에서도 대형마트 간 서로 다른 점이 발견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체험형 매장의 비율을 늘려가고, 이마트는 대형할인마트의 숫자를 키워가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4곳(서울 양평ㆍ서초꽃마을ㆍ김포 한강신도시ㆍ대구 칠성)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한다. 이들 매장은 지난해 선보인 양덕점처럼 신규 점포들은 체험형 매장으로 꾸며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매장 크기를 키우고 고객이 상품을 살펴보며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반면 이마트는 대형할인점 콘셉트인 트레이더스 매장만을 3개(김포ㆍ군포ㆍ고양) 추가로 오픈한다. 김성우ㆍ구민정 기자/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