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회사채 상환자금 미리 예치 사채권자 집회에 영향 줄듯 국민연금공단이 17일 대우조선해양의 채무 재조정안을 전격 수용한데 이어 이날 열리는 대우조선해양 사채권자 집회에 앞서 이미 채무조정안에 찬성하는 서면결의서를 제출해 대우조선 정상화 작업과 관련한 중대한 고비를 넘겼다.
대우조선 회생을 위한 첫번째 단추가 채워진 만큼 이제 18일까지 잇달아 열리는 5차례의 대우조선 사채권자 집회에서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이 마련한 채무재조정이 모두 수용될 경우 대우조선 정상화 작업은 급속도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이날 “전날 밤 늦게 투자위원회를 열고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이 제시한 대우조선의 자율적 채무조정방안을 논의한 결과, 채무조정 수용이 기금의 수익 제고에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해 찬성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날 산은의 최후 제안에는 회사채 상환을 위해 별도의 계좌(에스크로 계좌)를 만들어 만기가 돌아오기 전에 미리 돈을 예치한다는 내용과 회사채의 청산가치 분에 해당하는 1000억원을 우선 제공하고 대우조선의 상황이 개선되면 회사채의 우선 상환을 추진하는 내용의 상환이행 보강조치가 들어갔다.
산은은 이를 위해 내년부터 매년 대우조선을 정밀 실사한다. 산은은 전날 오전 대우조선 회사채와 기업어음(CP) 투자자들에게도 이런 내용을 담은 ‘이행 확약서’를 전달, 대우조선 회생에 강력한 의지를 내보였다.
이제 관심은 30여개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사채권자 집회로 쏠린다. 이들이 동의해야 확정되는데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채무조정안의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다. 삼정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를 보면 국민연금 등 사채권자들의 투자자금 회수율예상치는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이 성공하면 50%, 채무 재조정이 무산돼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Pre-packaged Plan)에 돌입하면 10%, 청산되면 6.6%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우조선 회사채 전체 발행잔액 1조3500억원의 30%에 육박하는 3887억원어치를 들고 오는 21일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4400억원 중 45.45%에 달하는 2000억원의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찬성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는 만기를 3년 연장하는 산은의 채무재조정안이 사채권자집회를 통해 최종 결정되면 산은과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에 신규 자금 2조9000억원을 투입하게 된다.
국민연금은 분식회계로 입은 회사채투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소송은 이와 별개로 병행해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식회계로 잘못된 재무제표를 토대로 발행된 회사채에 투자해 발생한 손해를 대우조선이나 외부회계감사를 맡은 딜로이트안진 등으로부터 배상받겠다는 것이다.
분식회계로 망가진 대기업을 살리는데 국민의 노후자금을 동원했다는 비판과 업무상 배임 혐의를 뒤집어쓸 위험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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