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적 구조조정으로 출발 채권자-대주주 갈등 닮은꼴
한진해운은 대책없이 법정관리 대우조선 회생전제로 P플랜 경영정상화 가능성은 회의적 대우조선해양의 법정관리 행이 유력해지면서 지난해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올해 2월 파산한 한진해운과 비교되고 있다. 닮은 점이 상당해서다.
한진해운과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은 모두 이해관계자간의 손실분담 원칙에 따른 채무조정을 전제로 한 자율적 구조조정 형태로 출발했다. 2015년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 지원을 결정했던 청와대 서별관 회의가 강한 ‘밀실야합’이라는 지적을 받은 뒤,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이 정한 구조조정 원칙이다. 이에 따라 두 회사 모두 자체적인 철저한 자구노력과 채권자들의 자율적인 채무조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조달, 부족자금을 대주주(한진해운: 소유주, 대우조선: 산은ㆍ수은)가 조달하는 단계로 추진됐다.
하지만 채권자와 대주주간의 갈등이 문제다.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 얼라이언스(해운동맹) 가입 등 채권단이 내건 자율협약 조건을 이행했으나 계열주인 조양호 한진회장의 책임부담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채권단의 지원이 이뤄지지 못했고, 결국 법원의 관리 아래 청산됐다. 대우조선도 국민연금을 포함한 채권자들은 대주주인 산은의 추가책임을 요구했다. 하지만 산은이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법정관리 행 가능성이 높아졌다.
회사의 생사여탈권을 해외 거래선들이 쥐고 있는 점도 닮았다. 한진해운이 해외선주들과의 용선료 협상이 중요한 고비였다. 대우조선도 만약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해외 발주사들의 선수금 환금요청(RG콜)을 얼마나 막을 수 있을 지가 생사를 좌우하게 된다.
물론 미묘한 차이는 있다. 한진해운은 민간기업인 한진그룹이 대주주였지만, 대우조선은 국책은행인 산은이 대주주다. 그럼에도 양 사 모두 정무적 판단이 좌우했다는 의혹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한진해운 처리와 관련해서는 비선실세인 ‘최순실에 밉보였다’라는 의혹이 여전하다. 대우조선도 대규모 분식회계를 서둘러 덮은 ‘서별관회의’에 정치권력이 작용했다는 의문이 제기되며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다.
양사 모두 법정관리지만 그 목적이 다른 점은 차이다. 한진해운은 청산과 회생여부를 사전에 정하지 않은 통상적인 법정관리 절차를 따랐다. 이 때문에 채권은행들은 한진해운 법정관리와 동시에 신규자금지원을 중단했다. 반면 대우조선은 사전회생계획제도(프리패키지드플랜)를 따를 계획이다. 법정관리 이후에도 산은과 수은이 3조원이 넘는 신규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대우조선 지원에 대해 “통상의 법정관리 추진시 ‘빌더스 디폴트(선박 건조계약 취소ㆍBuilder’s default)‘에 따른 대규모 RG콜로 채권단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손실위험을 축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회생을 전제로 자금지원이 이뤄진다고 해도 대우조선이 향후 경영정상화를 이뤄 ‘홀로서기’를 이뤄내거나 새 주인을 찾을 지에 대한 확신은 없는 상황이다. 금융위와 산은도 우리나라 조선산업에서 대우조선 없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만 존재하는 ‘빅2’ 체제가 불가피함을 인정하고 있다. 사실상 정부자금으로 대우조선 회생을 돕다 민간업체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역차별을 받거나 이로 인해 경영정상화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우조선이 정상화에 실패하거나 매각이 좌절돼 쪼개서 매각될 경우 사실상 한진해운과 같은 운명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이다.
정순식 기자/
su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