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美 대통령 예산안과 대한민국 영향 분석 보고서’ 작성 -위기요인…무역집행 강화ㆍ친환경 지원 축소ㆍ인프라 투자 의지 -기회요인…IT규제완화ㆍ수입의약품 확대ㆍ건설 기자재 수요 증가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청사진이 담긴 첫번째 연방예산안이 미국 의회에 제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공약이 충실하게 담긴 이번 예산안은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향후 정책 우선순위를 가늠할 수 있어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특히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미국 최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외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가 상당한 위기로 느껴지지만 동시에 기회도 제공한다는 점에서 철저한 분석과 대응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KOTRA는 4일 ‘2018년도 미국 대통령 예산안과 대한민국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정부 첫 연방예산안의 분석과 함께 이에 따른 우리나라의 3가지 위기 요인과 3가지 기회 요인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먼저 지난 3월 16일 미국 의회에 제출된 첫 연방예산안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략을 충실히 반영한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트럼프의 강한 국방과 안보 정책에 따라 국방예산이 540억 달러 증액(전년대비 10%)하는 내용이 담겼으며, 핵심 대선공약인 불법이민자 단속, 마약 등 강력 범죄퇴치,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포함한 국방·안보 예산의 증액을 요청했다.
반대로 국방ㆍ안보를 제외한 전 연방부처 예산의 삭감을 요청했으며, 특히 환경청(-31.4%), 국무부(-18.7%) 농무부(-20.7%) 노동부(-20.7%)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전체 예산은 2017년 1조681억에서 2018년 1조654억으로 0.25%(27억 달러) 감소에 그쳐, 작은 정부보다는 부처 간 예산 조정을 통한 효율적인 정부에 중점을 둔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예산안이 우리나라에 미칠 3가지 위기 요인으로 ▷무역집행 권한 강화 ▷친환경 지원 프로그램 축소 ▷인프라 투자 공약 이행 의구심 고조 등이 지적됐다.
먼저 미국 신정부는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의 수출진흥 기능은 축소하되, 반덤핑ㆍ상계관세 조사 등 타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를 적발·시정하는 무역집행기능은 확대한다는 계획이며, 이를 통해 반덤핑, 상계관세 등 수입규제 증가가 우려된다.
또 친환경 지원 프로그램이 대폭 축소됐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환경부 연구개발청 예산을 48% 삭감하는 등 전기자동차 배터리 및 관련 부품시장 성장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교통 인프라를 주관하는 교통부 예산이 전년 대비 13% 삭감되면서 트럼프가 당초 공약한 1조달러 인프라 투자 실현에 불확실성이 가중시키는 모습이다.
반면 기회 요인으로는 ▷IT 규제 완화 ▷수입의약품 확대 ▷건설 기자재 수요 증가 등이 꼽혔다.
우선 IT 분야에서 트럼프는 연방정부의 정보통신 시스템 효율화와 사이버보안 강화를 위해 ‘비생산적 IT 규제 완화’를 목표로 제시하여 IT 및 보안 시장의 확대가 전망된다.
또 미국 신정부는 국내 약가 인하를 목적으로 의약품 인허가의 간소화 및 경쟁력 있는 의약품 수입을 확대할 전망이며, 이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우리 기업에게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려했던 바와 달리 국경장벽 프로젝트에 바이아메리칸 법이 적용되지 않아 우리 기업도 WTO 조달협정(GPA)과 한미 FTA 정부조달 규정에 따라 국경 장벽 건설에 소요되는 건설장비 및 기자재 조달에 차별받지 않고 참여할 수 있다. 트럼프는 멕시코와의 국경장벽 건설에 3년 6개월 동안 최소 24조 원(216억 달러)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같은 3가지 위기와 3가지 기회 요인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미국의 예산관리법 수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아직 불투명한 부분이 남아 있다. 특히 현행 예산관리법은 국방예산을 증가하고 비국방예산을 삭감하는 조치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이 부분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상원의원 100명 중 60명의 동의가 필요한데, 현재 미국 상원의원 중 공화당 소속 52명에 그친다. 나머지 48명은 민주당 소속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예산안 반영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미국 신정부의 국정운영 향방을 예측하는데 구체적인 숫자가 나온 예산안을 눈여겨봐야 한다”면서, “우리 기업은 미국 정부의 새로운 예산안을 면밀히 모니터링하여 비교우위가 있는 강점분야에 집중한다면 보호주의 속에서도 새로운 시장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pdj24@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