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대화 더이상 들리지 않아 -상인들 “정말 씨가 말랐습니다” -손님보다 직원이 많은 곳 태반 [헤럴드경제=구민정ㆍ김성우 기자] “일본인 온다고 일어 공부하고, 중국인 온다 해서 중국어 공부하면서 살아남았는데….”
중국 당국이 한국 관광 상품에 대한 판매를 금지시킨 기일인 15일. 이날 평소 북적이는 명동 일대 지하상가엔 적막감이 흘렀다. 이곳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은 “덜 오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사람이 없다”며 “외국인 손님들만 오면 상인들이야 아랍어를 배우든, 베트남어를 배우든 하면 되지만 손님 자체가 없다”고 했다. 이어 “평소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 내국인들에게 소홀했던 사실도 있는 게 일부 사실”이라면서도 “일본인 관광객처럼 서서히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갑자기 씨가 마르니까 정말 대책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상인은 중동이나 동남아 관광객을 늘린다고 발표한 관광당국의 입장에 대해 “진짜 책상머리에 앉아서 쉽게 머리 굴려 나온 대표적인 탁상공론”이라며 “아무리 다른 국가의 관광객들을 늘려도 예전의 일본과 최근의 중국 관광객의 구매력이나 규모엔 절대 못미친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이어 “면세점도 사람이 바글바글하다가 뚝 끊겼던데 정부는 정말 이렇게 손만 놓고 있을 건지 답답하다”며 “정부도 없고, 대책도 없고 사드(사태)는 길게 이어질 거고 중국인 손님들도 계속 안올 거고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고 했다.
실제로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한국 화장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던 한 점포는 사드 정국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한 달여 전에 액세서리 점포로 업종을 바꿨다. 점포 관계자는 “화장품은 중국인 관광객 아니면 절대 안팔린다”며 “액세서리는 그나마 내외국인 모두에게 팔리니깐 이렇게라도 바꿔본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부터 흐르던 적막감은 길 건너 위치한 시내면세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매일 통로까지 나온 대기줄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국산화장품 브랜드매장은 한산했다. 근처 해외 브랜드 매장엔 짧게나마 대기줄을 선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국화장품을 사재기하는 중국 보따리상들도 오늘은 해외브랜드 색조제품만 구매해갔다”며 “보따리상들도 본격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자가 인터뷰를 위해 6명의 관광객에게 말을 걸었는데, 모두 일본인이었다.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는 일본인 20대 대학생은 “친구는 두번째로 한국에 왔는데, 면세점에 중국사람이 많은 지 잘 모르겠다”며 “일본어가 많이 들리긴 한다”고 했다.
이곳 면세점에 근무하는 직원도 “확실히 후랑 설화수가 안되는 것 같다. 어제랑 비교했을 때 사람이 반도 없는 것 같다”며 “그래도 색조 화장품인 이브생로랑이나 끌레드뽀 보떼는 잘 되는 것 같은데, 외국계라 잘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일부 매장에선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는 직원들이 “이 제품이 발색은 더 잘된다고 말씀드리면 된다”, “커버력은 이게 더 잘된다고 설명 드리면 된다”며 자체 판촉교육을 진행하거나 서로의 얼굴을 메이크업 테스트를 하는 등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확실히 중국어가 안들려서 고요하기까지 하다”며 “현장은 이런데 뾰족한 대책이 없으니 더 답답한 지경”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