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바꾸고 계약 주도하고 강남ㆍ과천 등 인기지역 중심 기간지연, 비용상승 등 우려도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재건축 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조합의 힘에 밀려 공사를 맡은 건설사가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협력자인 동시에 언제든 이익과 방식을 놓고 얼굴을 붉혀야 하는 복잡미묘한 관계 속에 일부 조합은 사업성공을 자신하며 시공사 교체라는 ‘강수’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재건축 사업의 주도권은 전문성과 자금력을 갖춘 건설사가 쥐는 게 보통이었다. 시공사가 바뀌는 경우는 건설사가 망했거나 심각한 비리가 드러나는 등 예외적 경우에 한정됐다. 그런데 최근 서울 강남 등 재건축이 단순한 집짓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 곳에서 이야기가 달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조합이 과천주공1단지와 방배5구역 등이다.
과천주공1단지는 이미 지난 1월 총회를 열어 포스코건설과 계약을 해지했다.
방배5구역 재건축 조합은 오는 18일 총회를 열어 시공사 계약 해지 안건을 상정한다. 이 조합은 GS건설과 롯데건설, 포스코건설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지급보증 등을 요구하고 있다. 컨소시엄은 HUG 보증 등 요구 사항을 수용하며 설득에 나섰다.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청담삼익 재건축 조합 역시 시공사 변경 문제로 크고 작은 잡음이 발생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를 압박하려 시공사 변경을 언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웬만한 건설사는 본계약 체결까지 살얼음판을 걷는게 요즘 재건축 수주 시장”이라고 토로했다.
힘의 균형이 조합으로 기울면서 계약 조건도 조합에 유리해지는 추세다.
과천주공1단지 수주전에 나선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GS건설은 강남 못지 않은 높은 분양가를 제시했다. 공사 과정에서 공사비 변동도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방배5구역 조합은 사업시행방식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지분제에서 도급제로 바꾸겠다는 내용이다. 도급제는 건설사가 공사만 해주고 시공비를 받는 방식으로, 건설사 입장에서는 위험을 줄일 수 있어 주택경기가 불확실할 때 선호한다. 2000년대 말~2010년대 초 건설사들이 도급제를 택한 이유다. 하지만 방배5구역은 조합이 주도해 도급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키를 조합이 쥐겠다는 뜻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 2년새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누리면서 방배5구역 재건축은 약 1400억원의 추가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도급제를 선택하면 이익은 고스란히 조합의 몫이 된다.
우려의 시선도 있다. 시공사 변경은 사업기간 연장과 이에 따른 이자 등 각종 금융비용의 상승을 유발한다. 이는 고스란히 조합원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또 계약을 해지한 시공사가 되돌려 받아간 대여금을 대신해 조합을 유지ㆍ운영할 비용을 마련하는 것도 문제다. 때문에 공사를 맡을 건설사가 빨리 나타나지 않으면 오히려 시공사를 찾아 나서야하는 ‘을’로 전락할 수 있다.
방배5구역은 바로 새 시공사를 구해 인허가를 받는데 최소 반년은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 시공사의 계약해지 무효소송 등까지 겹치면 사업기간이 얼마나 길어질지 알 수 없다.
올해 말로 유예기간이 끝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문제다. 방배5구역은 이미 착공을 위한 이주를 앞두고 있어 환수제 적용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시공사가 바뀌면 옛 시공사 선정 이후 진행된 관리처분총회 결의가 무효가 될 수도 있어 환수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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