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대표와 릴레이 인터뷰’ -한올, 일찍 R&D 중요성 깨달아 -대웅과 손잡고 연구개발 매진 -“바이오베터 기술수출 꿈꿔요”

<전문> 지난 17일 한 대학병원을 찾은 정세균 국회의장은 ‘4차 산업혁명 기본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경제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단어가 바로 ‘4차 산업혁명’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요소 중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산업은 정부에서 ‘미래 먹거리’로 판단할 만큼 중요한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바이오산업은 생물공학기술을 적용해 화학, 전자, 의약, 환경, 농업, 식품 등 여러 산업부문으로 그 가지를 뻗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바이오협회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산업의 생산규모는 2015년 기준 8조4600억원으로 매년 10% 이상씩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 바이오산업 시장규모도 2010년 2448억달러에서 2014년 3231억달러로 증가했고 오는 2019년에는 4273억달러로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바이오산업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가장 성장세가 가파른 분야가 바로 ‘바이오의약품산업’이다. 바이오의약품산업의 성장 배경에는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는 바이오벤처들의 생태계 조성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개발 성공률이 낮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 적지 않은 기간이 걸림에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바이오벤처들의 열정은 바이오산업의 장밋빛 미래를 열 수 있는 중요한 열쇠 역할을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는 이에 유망한 바이오 업체들을 선정, 대표들의 입을 통해 국내 바이오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바이오 대표와의 릴레이 인터뷰’ 기획을 진행한다.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 인터뷰./ 안훈 기자 rosedale@heraldcorp.com 2017.02.16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 인터뷰./ 안훈 기자 rosedale@heraldcorp.com 2017.02.16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 인터뷰./ 안훈 기자 rosedale@heraldcorp.com 2017.02.16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 인터뷰./ 안훈 기자 rosedale@heraldcorp.com 2017.02.16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최근 많은 제약사들이 연구개발(R&D)의 중요성을 깨우치고 적극적인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 2000년대부터 R&D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R&D를 기반으로 한 회사로 출발했습니다.”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제약계에서 누구보다 먼저 R&D의 중요성을 깨우친 사람이다.

이제는 제약업계에서 흔한 단어가 돼버린 ‘R&D’지만 불과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제약사들에게 R&D는 글로벌 다국적사(빅파마)만이 할 수 있는 영역으로 생각돼 왔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제약환경은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된다. 더 이상 복제약(제네릭)에만 의존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제약사들은 연구개발을 통한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한올바이오파마는 어느 제약사보다 연구개발에 있어 앞서 있는 곳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올은 연 매출규모가 800억원으로 매출 기준 50~60위권의 중견 제약기업이다. 덩치는 크지 않지만 시대의 변화는 누구보다 빨리 감지했다.

박 대표는 “지난 1973년 한올제약주식회사로 시작된 한올은 처음에는 주로 항생제와 수액을 판매하며 성장해오다 시대의 변화를 읽고 2000년대 초반 R&D를 중심으로 한 기업으로 전환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약개발을 위한 R&D는 쉽지 않은 길이었다. 금방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위기가 찾아왔다. 2010년대 초반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수액제를 원개발사인 박스터가 판권을 회수했고 여기에 일괄약가인하 정책까지 시행되면서 한올은 적자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올은 R&D에 대한 투자를 꺾고 싶지 않았고 이 때 파트너로 등장한 것이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상위제약사임에도 타 상위사보다 연구개발 분야에 있어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대웅은 R&D에 강점을 보인 한올을 주시했고 2015년 1000억원을 투자해 전격적으로 한올을 계열사로 맞이하게 된다.

특히 한올의 대웅제약과의 관계 성립에는 박 대표의 영향이 작지 않았다.

박 대표는 1992년에 대웅제약에서 처음 제약업계에 발을 들였다. 박 대표는 당시 대웅의 연구실장을 맡으면서 연구에 집중했고 1997년 국내 두 번째 신약인 당뇨족부궤양 치료제 ‘이지에프’를 탄생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이후 2007년 한올의 전문경영인으로 자리를 옮긴 박 대표는 대웅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고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한올은 바이오베터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바이오베터란 기존 바이오의약품의 안전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효능이나 편의성을 ‘보다 낫게(베터)’ 만든 의약품을 말한다.

박 대표는 “현재 한올이 집중하는 바이오베터는 안구건조증 치료제를 점안액으로 만드는 것인데, 이 기술을 더 발전시키면 눈에서 발생하는 당뇨병성망막증이나 황반변성까지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치료제는 현재 임상 1상을 마치고 미국에서 올 가을에 임상 2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한올이 기대하는 또 하나의 바이오신약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항체다. 현재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자가면역질환은 류마티스관절염 정도지만 자가면역질환에는 루푸스, 건선, 근무력증 등 다양한 질환들이 있다.

박 대표는 “자가면역을 앓고 있는 환자는 몇 십만명으로 그 대상이 많지는 않지만 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목격해왔고 이들을 위한 치료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한올은 현재 개발 중인 바이오베터들이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면 글로벌 빅파마 등에 기술수출을 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박 대표는 “현실적으로 아직까진 국내에서 임상을 모두 마친 뒤 제품까지 생산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당분간은 국내 제약사들이 이런 방식으로 성장을 하는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정부에 정책적인 지원도 주문했다. 박 대표는 “신약개발에는 시간도 중요한 요소인데 현재까지 국내에서 개발하는 신약을 국내에서 임상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식약처 등 해당 부처들이 이런 점을 보완해주면 시간절약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외로 나가 임상을 진행하는 상황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iks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