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3년차에 접어든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올해 금융투자업계 내 은행과 증권의 불균형,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금융투자업 간 규제차와 증권사 및 운용사들이 외국사에 비해 적용받는 규제가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다”며 “올해 은행과 증권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것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증권가의 오랜 숙원 사업 중 하나인 법인 지급결제 업무 허용 문제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지난 2007년 자본시장법에서 증권사도 법인 지급 결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명시해 2009년 25개 증권사가 이를 위해 약 4000억원을 냈다. 하지만, 은행권의 반발로 개인 지급 결제만 통과되고, 법인에 대해서는 제동이 걸려 있는 상태다.

황 회장은 “은행권이 약속을 위반했다”며 “특정 업권이 하나의 서비스를 독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역설했다. 이에 “금융 당국에서 이를 조절해 주지 않으면 지불했던 자금을 다시 찾아오거나, 지급결제를 막고 있는 이런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를 할 지 여러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금융당국이 신탁업법을 자본시장법에서 분리해 제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황 회장은 “신탁업 관련 규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자본시장법 기본 원칙에는 어긋나고 전업주의 원칙을 훼손한다”며 “다른 업권이 신탁업을 통해 자산운용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성토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올해 업계와 함께 금융규제의 형평성을 바로 잡기 위한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황 회장은 우리나라 금융의 골드만삭스가 나오지 않은 것도 균형잡힌 운동장이 선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업계 스스로 상상력, 실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정부는 정부대로 외국 회사와 맞먹을 수 있는 평평한 운동장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