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4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며 명실공히 국적 제1선사 자리에 오른 현대상선의 어깨는 무거워졌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선사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생존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치열한 한 해가 될 전망된다. 현대상선은 올해부터 향후 3년 간 사업 확장 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단기 수익구조 개선, 시장점유율 확대 보다는 고객 서비스 질적 향상 등으로 위기를 타개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는 합종연횡에서 장기화된 불황 극복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세계 해운시장의 흐름과 사뭇 동떨어진 행보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중국 최대 국영 해운사 중국원양해운(COSCO)은 세계 시장 점유율 9위 선사 홍콩 OOCL 인수를 위해 4조6500억원 규모의 입찰을 준비 중이다. 중동 USAC와의 합병을 진행 중인 세계 6위 선사 독일 하팍로이드(Hapag-Lloyd)는 합병이 마무리되면 5위로 진일보 한다. 오는 7월에는 일본 3대 해운사가 컨테이너 부문을 합쳐 합작법인으로 출범한다. 컨테이너 운임이 바닥을 치며 원가라도 절감할 수 있도록 규모의 경제를 도모하려는 움직임들이다.

이처럼 100만TEU 이상의 초대형 선사들 간 주도권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국적 제1선사인 현대상선를 바라보는 시선엔 우려가 섞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대상선 측은 6년째 지속된 적자로 자산 매각 등을 거친 상황에서 몸집 불리기가 무리수라는 입장이다. 지금으로선 내실 강화가 최선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도 “일본, 중국, 대만 등 M&A를 진행했거나 관심을 보이는 선사들도 직접 투자로 몸집을 키우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일단 현대상선은 2~3년간 아시아와 미국 노선에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중장기적으론 2021년까지 2.2% 수준인 시장점유율을 5%까지 확대하고 영업이익률도 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국선박해운(주)과 협의를 거쳐 자사가 보유한 40여척의 사선을 팔고, 보다 저렴한 비용에 임대하는 방법으로 비용도 절감해 나간다.

다만 걸림돌이 작지 않다. 한국선박해운을 통해 선복량을 늘릴 수는 있겠지만 화주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한진해운 사태로 국내 다른 해운사들 역시 한진해운처럼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인식이 해외 화주들 사이에 퍼지며 크게 하락한 국내 해운사의 신인도를 높이는 것이 풀어야 할 숙제다.

박혜림 기자/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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