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13개로 늘어난 시내면세점 -과열경쟁으로 부채도 그만큼 ↑ -2016 상반기 21개 시내면세점 중 -흑자 점포는 단 9곳, 12곳은 ‘적자’ -공항면세점도 임대료 못내 ‘끙끙’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던 면세점은 이제 ‘부채 낳는 애물단지’로 변했다. 시내면세점도 공항면세점도 심각한 적자 탓에 경영난으로 허덕이고 있다. 그 적자의 이면에는 정부의 면세점 정책이 있었다. 정부는 요우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가 증가하며 기존 면세점들의 수익성이 높아지자 시내 면세점 갯수를 무분별하게 늘렸고, 공항 면세점들에는 높은 임대료를 거둬들였다. 더 많은 황금을 얻기 위해 거위의 배를 갈라버린 것과 같은 실수를 범했다는 평가다.
결국 면세점들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현재 업계 내부에서는 ‘동화면세점 사태가 면세점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심각한 과열경쟁과 거듭 늘어나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는 낙오자가 곧 생겨난다는 것이다.
1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1개 시내면세점 중 올해 상반기 흑자를 낸 점포는 9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12개 점포는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신세계DF가 지난해 상반기 175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고, 한화갤러리아가 174억, 두타면세점과 HDC 신라면세점도 각각 160억원과 91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거뒀다. 지난 2015년부터 문을 연 신규면세점들은 모두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한국을 찾는 요우커는 증가하고 이들의 소비액수도 늘어났지만, 그만큼 과열경쟁이 심화된 것이 적자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일부 면세점들은 수익금액의 최대 40%이상을 송객수수료로 관광업체에 지급했다. 송객수수료란 면세점들이 외국인 단체관광객을 유치하고 관광가이드 업체에 지급하는 금액이다. 다른 면세점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새로 오픈한 면세점들은 많은 돈을 송객수수료로 쏟아부었다. 가뜩이나 열악한 신규면세점들의 재무구조는 더욱 나빠졌다. 일각에서 이번 동화면세점 사태가 면세점업계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관세청은 지난해 12월 신규 면세점 사업자를 추가로 발표했다. 서울에만 3곳(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ㆍ현대면세점 무역센터점ㆍ신세계면세점 강남점), 부산과 강원도에 각 1곳의 면세점이 올해 추가로 오픈한다. 지난 2014년 총 6곳에 불과했던 서울 시내면세점 갯수는 올해 말이 되면 그 숫자는 13개까지 불어나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보다 사정이 더욱 나빠질 것이란 예상이 제기되고 있다.
공항면세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송객수수료는 없지만 100원을 벌면 40원은 공항공사에 납부해야 할 정도로 높은 임대료 탓에 사업권을 반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외국인을 상대로 장사하는 면세점에게 공항면세점은 ‘입간판’과도 같기에 사업권을 쉽게 포기할 수는 없다. 이에 업계 내부에서는 “공항에서는 본전치기만 해도 성공”이라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지난 2015년 신세계는 김해공항점에서 1121억원 매출을 올렸음에도 비싼 임대료 탓에 2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사업권을 반납한 바 있다.
이에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현재 면세점 제도는 총체적인 난국”이라면서 “한 곳이 무너지게 되면 도미노처럼 사업권을 포기하는 업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