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백화점 설 선물 매출하락 -축산부문, 역신장이 원인 -세트 매출, 최대 10.1% ↓ -AI로 가금류 폐사 겹치며 -정유년 축산農 시름은 계속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정유년 새해를 맞은 축산업계는 초장부터 나쁜 성적표를 받았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백화점 설 선물세트 매출이 역신장한 가운데, 명절 선물세트의 매출부진은 축산부문의 높은 역신장률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도 현재 진행형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설날 하루전인 27일까지 설 연휴기간 선물세트 매출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동기간 대비 10.1% 매출이 역신장했다고 31일 밝혔다. 특히 한우와 사골 등 프리미엄 명절선물이 많이 포함된 정육 부문에서 매출이 12.5% 역신장하면서 전체적인 선물세트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같은기간 수산은 11.5%, 청과는 12.3% 매출이 역신장했고, 홍삼(10.9%)과 비타민(4.4%)은 매출이 늘어났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2일부터 26일까지 축산 부문 매출이 전년동기(2016년 1월11일~2월6일) 대비 3.9% 줄었다. 신세계백화점도 12일부터 26일까지 설 선물세트 본판매에서 축산부문 매출이 3.1% 감소했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축산 부문을 포함한 전체 설 선물세트 매출이 0.4% 신장하는데 그쳤고, 신세계백화점은 3.8% 매출이 역신장했다. 백화점 업체들이 ‘선물세트 역신장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은 1997년 IMF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는 부정청탁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시행과 국내ㆍ외 경기불안으로 인한 소비침체가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번 설날은 지난해 9월28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김영란법 이후 첫번째로 맞는 명절이었다. 5만원 이하 실속형 선물세트의 매출이 늘어난 반면, 고가의 한우ㆍ사골 선물세트는 매출은 역신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처음 맞는 이번 설에는 명절 특수가 사라지면서 전통적으로 인기있던 축산 굴비 선물세트 수요가 감소하고 가공식품 및 생필품, 건강식품 선물세트의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전국을 덮쳤던 AI파동 여파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9일까지 전국에서 살처분된 가금류는 3278만 마리, 이중 산란계는 2337만마리로 전체 사육두수의 33.5%를 차지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신선란은 471.4톤을 수입하며, 계란수급 불황에 대응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내 양계농가는 수입산 계란에 설 자리를 내어준 셈이다.

이에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선물세트 매출이 역신장한 것은 IMF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그만큼 국내 경기가 얼어붙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AI 파동 등 홍역을 겪은 축산업계의 시름이 올해도 이어질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