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시중은행의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또다시 해를 넘겼다.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이 해결을 보지 못하면서 임단협 협상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2016년 임단협 교섭을 시도조차 못하고 사실상 ‘올스톱’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임단협은 예년처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주도의 산별교섭으로 우선 진행 후 개별협상으로 넘어가는 형태로 이뤄지기 힘들다. 시중은행들이 금융노조의 임단협 파트너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고 개별교섭에 나선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노사 개별협상을 위해서는 금융노조가 각 지부에 교섭권을 넘겨줘야 하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교섭권을 반드시 지부에 위임할 것 없이 (금노가) 각 사측과 교섭하거나 각사 지부와 함께 사측과 협상하는 방법도 있다”면서 “연초에 어떤 방식으로라도 타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단협 타결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는 성과연봉제가 거론된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아직 협상 테이블에 올릴 안건을 확정하지 못했다. 성과연봉제를 임단협에서 논의할 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서로 눈치를 보는 중이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정부의 핵심 과제였던 성과연봉제도 추진 동력을 상실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결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한 시중은행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성과연봉제와 관련해 당국의 의중을 파악하고 눈치를 보느라 시간만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 노조 교체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노조의 경우 연말 차기 위원장 선거에서 허권 NH농협지부 위원장이 당선돼 이달 말 정기대의원회에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지난달 선거를 치렀지만 지부 선관위의 당선 무효 결정 이후 재선거 등 아직 절차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등은 선거가 끝난 지 얼마 안 돼 집행부를 교체 중인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성과주의 도입을 놓고 노사 간 이견이 커지면서 임단협이 해를 넘긴 바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사측이 성과주의 도입을 연기하기로 양보하면서 극적으로 임금협상이 타결됐다. 올해도 성과연봉제가 결국 발을 잡으며 임단협을 가로막은 꼴이 됐다.

한편 지방은행들은 뒤늦게 성과연봉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어 또다른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BNK부산ㆍ경남, JB전북ㆍ광주, DGB대구 등 지방은행들은 지난 12월 시중은행들의 단체 움직임에서 빠졌었다. 당시 신한ㆍ우리ㆍKEB하나ㆍKB국민ㆍNH농협ㆍSC제일ㆍ씨티 등 7개 은행들은 행별로 이사회를 열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로 의결했다. 지방은행들은 최근 이사회 의결 방식을 통한 성과연봉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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