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파악 보다 책임 피하기 급급

울산의 군부대 폭발사고 원인조사 과정에서 폭발지점에 다량의 훈련용 폭음탄 화약을 보관했다는 진술이 나오자 군의 초기 대응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군은 A부사관에게서 “지난 여름 미처 소진하지 못한 훈련용 폭음탄 1500∼1600개 안에 있던 화약을 따로모아 폭발 지점에 보관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그 의도와 경위를 캐고 있다.

하지만 군의 황단한 초기대응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사고로 20대 초반의 현역 장병 23명이 중경상을 입고, 심한 경우 전신화상이나 발목 절단 등 돌이키기 어려울 만큼 큰 부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군은 내부 단속에만 열을 올렸다. 사고 발생 초기, 장병들이 이송된 병원에서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부분의 장병들이 입울 굳게 다물었고, 취재진과 부산 장병들 옆에는 어김없이 간부들의 감시가 따라붙었다. 사고로 인한 책임문제 등 후폭풍을 우려해 사고 원인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피해 당사자들의 입을 군이 막은 셈이다.

군이 1차로 밝힌 사고 원인도 문제가 되고 있다. 53사단 관계자가 밝힌 사고 경위는 “이날 부대내 울타리 공사를 마치고 식사장소로 이동중이던 병사들이 시가지 모형 전투장의 조립식 건물을 지나는 순간, 원인모를 폭발이 일어나면서 발생했다”는 것. 이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서는 폭발물질이나 인화성 물질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평상시 이 건물에는 어떠한 교보재도 보관하던 장소가 아니어서 폭발물 등을 보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군은 폭발 사고가 예비군훈련장 구조물이 터지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내부에 폭발이나 화재를 일으킬 만한 인화성 물질은 없었다”고 스스로 의혹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몇시간이 지나지 않아 폭발 지점에 다량의 화약이 있었다는 진술이 확보되면서 군이 제대로 된 확인없이 초기대응에 나서 혼란만 야기했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울산=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