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전체회의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내년 3월 신학기 일괄 적용”→“의견수렴 뒤 결정”→“모든 가능성 열어놓겠다”→“1년간 유예(?)”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 추진 동력을 크게 상실한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사실상 1년 유예 후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화의 유일한 추진 동력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국정교과서를 강행하던 동력은 사실상 사라졌다. 이에따라 교육계에선 1년 유예 시나리오를 가장 현실성 높은 대안으로 점치고 있다.
당초 교육부가 검토 대상에 올려놓은 현장 적용안은 ▷국정과 검정교과서 혼용 ▷현장 적용 1년 연기 ▷시범학교 운영 등이었다. 모두 교육부 장관의 수정 고시를 통해 내년 3월 신학기에 적용 가능한 방법들이다. 다만 국검정 혼용 시, 과거 우편향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채택률 0%대에 그친 교학사의 전례처럼 현장에서 채택할 가능성이 극히 낮을 것이라는 점, 1년 연기 후에는 새 정권이 들어서 박근혜 정부의 상징인 국정교과서를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국정화 정책 대안은 모두 ‘폐기’ 쪽으로 수렴한다. 이 가운데 ‘1년 유예안’은 교육부의 국정화 방침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도 결국은 학계와 여론이 주장하는 전면 폐기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떠오른다.
교육부 관계자는 “역사교과서는 정권과 상관없는 교육 정책이기 때문에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달라지는 변화는 없다.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매일 실국장회의와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국정교과서 현장 적용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출구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앞서 이준식 부총리는 현장검토본 공개를 앞둔 지난달 25일 국회 교문위에서 “내년 3월부터 적용할지는 12월23일까지 현장검토본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결정하겠다”고 했고 지난 7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별위원회와 면담을 갖고 “모든 가능성을 열고 12월 중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국정화 출구를 향해 조금씩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했다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장검토본에 대한 국민 의견은 12일 0시 기준, 총 5060건이 올라왔다. 이 중 같은 사람이 같은 날, 동일 의견을 반복 제출한 내용을 1건으로 처리하면 총 1730건의 의견이 개진됐다. 교육부는 이 가운데 인물 사진이나 명칭 등 명백한 오류 16건에 대해서만 최종본에 수정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12일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에 대한 학술토론회를 열었지만 ‘무늬만 토론회’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역사학계가 동북아역사재단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등 이른바 관변단체가 주도한 토론회에 참석할 수 없다며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날 학술회의에서 “1948년 건국론은 역사적 사실에 어긋난다”고 강력히 비판한 한시준 단국대 교수를 제외하곤 주제발표자 3명 중 2명이 국정교과서의 건국론을 지지하는 주장을 폈다. 교육부가 당초 학술토론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한 취지와는 상반되는 ‘보여주기식 행사’였다는 지적이다.
대신 430개 시민단체 모임인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네크워크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과 ‘국정 역사교과서 해부 및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열고 “다음 탄핵 대상은 국정교과서”라며 조속한 폐기를 촉구했다. 박이선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정책위원도 “국정교과서를 강제 적용하면 교과서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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