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현재 연 27.9%인 법정최고금리를 연 20%로 인하하자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불법사금융시장으로 내몰리는 저신용ㆍ저소득 서민들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고금리 인하로 수익성이 떨어진 대부업체들이 대출심사를 강화해 7등급 이하 저신용ㆍ저소득 서민들의 대출은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 법정최고금리(연 34.9%→연 27.9%)인하로 주요 대부업체 대출승인율은 10%대로 급감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윤경 더불어민주당의원은 지난 5일 대부업 대출 법정 최고금리를 현행 연 27.9%에서 연 20%로 낮추는 대부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제 의원은 법안 말의 배경에 대해 “과도한 이자 부담은 민생경제 악영향을 끼친다”며 “현행 대부업의 이자율 상한은 이자 상한 제도를 가진 외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일본(20%), 싱가포르(20%), 말레이시아(18%) 등의 국가와 비교했을 때 연 27.9% 상한이 높다는 것이다.
대부협회는 “해외 주요국 최고금리 규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법안”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대부협회에 따르면 독일은 최고금리 규제가 없으며 영국의 경우 1일 0.8%로 제한하고 있다. 월 24%, 연 288%인 셈이다. 또 미국의 경우 연방 차원의 최고금리 규제가 없으며 주별 최고금리 상한은 연 300~500% 수준이라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한 대부업계 관계자는 “최고금리가 낮아지면 그만큼 부실가능성이 높은 고객엔 대출을 안해줄 수밖에 없다”면서 “연 27.9%로 최고금리가 낮아진 이후 신용도 7등급 이하 대출에 대해선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7.9%로 최고금리를 낮춘 이후, 대부업 대출 승인율은 낮아졌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75개 주요 대부업체 대출승인율은 지난해 9월 20.9%였으나 최고금리가 34.9%에서 27.9%로 낮아진 올해 3월 승인율은 16.9%, 6월 15.7%, 9월에는 14.2%까지 떨어졌다.
대출 문턱이 높아진 탓에 대부업이용자수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127만1400명이었던 대부업이용자는 올해 9월 123만9781명으로 3만1619명(2.5%) 줄었다.
저신용자 대출 감소세도 뚜렷했다. 우량신용자에 속하는 4~6등급은 같은 기간 33만1340명에서 36만1854명으로 9.2% 증가했지만 저신용자에 속하는 7~10등급은 94만44명에서 87만7905명으로 그 수가 6.6% 감소했다.
합법 대부업체에서 돈을 구하지 못한 저신용, 저소득 서민들은 불법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실제 지난 1년간 불법사금융 이용자는 11만명, 대출금액은 13조600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협회가 지난 10월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 43만명이 총 24조1000억원의 불법 사금융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추정한 사금융 이용자 33만명, 불법 사금융 규모 1조5000억원 보다 크게 증가한 규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