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최근 유통업계와 식품업계의 판을 바꾸고 있는 키워드를 꼽으라면 단연 웰빙(well-being) 이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비트렌드와 맞물리면서 건강기능식품을 필두로 각종 ‘몸에 좋은’ 식품들이 각광을 받았다. ‘슈퍼푸드’의 등장, 웰빙을 앞세운 각종 상품과 마케팅은 ‘잘 먹고 잘 살자’라는 전세계적 화두와 맥을 같이한다.
웰빙 바람이 거세게 부는 가운데서도 ‘인스턴트 시장’은 예상외의 움직임을 보였다. 콜린스가 꼽은 올해의 단어 중에 듀드푸드(dude food), 즉 남자들이 즐겨찾는 핫도그나 햄버거등을 가르키는 이 단어가 포함된 것은 인스턴트 시장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예다. 올해도 지구촌 대부분 국가에서 웰빙 식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지만 정 반대편에서는 인스턴트, 패스트푸드를 상징하는 듀드푸드 열풍 함께 불었다. 건강식을 찾는 손길이 늘고 있는 동시에 웰빙보다는 ‘맛’, 그리고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고스란히 반영한 ‘패스트푸드’를 찾는 이들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실제 패스트푸드업계의 영역 확장은 올해도 계속됐다. 수요를 찾아 나선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의 해외진출 소식도 적잖게 들렸다. 토종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롯데리아는 중국을 넘어 동남아에 발을 디디며 ‘포스트 중국’으로의 시장 확장에 주력하고 있고 미국의 웬디스, KFC 등도 꾸준히 사업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는 식품 소비의 ‘양극화’에 주목했다. 국내의 경우 슈퍼푸드의 판매가 무섭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서도 간편식과 디저트 시장이 함께 성장하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년 사이 디저트 시장이 성장한 것은 자신이 정말 원하는 맛을 즐기고자하는 ‘나만을 위한 작은 사치’ 트렌드와 연결돼 있고 이는 ‘건강을 위한 소비’와는 거리가 있다”며 “웰빙 트렌드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지만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 디저트 시장이 성장하는 것은 식품 소비트렌드가 일관되게 흐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1인 가구의 증가 역시 인스턴트 시장의 주요한 성장 요인 중 하나다. 간편하게 조리해서 섭취 가능한 간편식(HMR)은 1~2인 가구의 증가세에 힘 입어 빠르게 성장, 2010년 77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조 3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일각에서는 식품 첨가물, 나트륨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지만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꼭 맞아떨어지는 간편식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먹거리를 맛있냐, 건강하냐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다변화되고 있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게 복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개개인의 소비자 취향에 맞도록 향후 먹거리 시장은 점차 세분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