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당시 코스피 11.7% 급락
광우병 파동때는 2.9% 하락
증시전문가들, 박근혜 탄핵 증시 영향 ‘제한적’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비화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탄핵 정국으로 국정이 사실상 올스톱되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연말과 연초 장세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박근혜ㆍ최순실 사태’와 유사한 탄핵 논란, 촛불집회 등이 나타난 노무현 정권 탄핵 사태(2004년)와 이명박 정권 광우병 사태(2008년) 당시 국내 증시와 금융시장은 불안한 장세를 연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가 벌어진 지난 2004년 3월12일부터 5월14일까지 코스피지수는 11.7% 떨어졌다.
이 기간 원달러환율은 17.5원 올랐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7.2bp 하락했다.
광우병 사태로 대규모 촛불집회가 이뤄졌던 2008년4월18일부터 6월26일까지 코스피는 2.9% 내렸다.
원달러환율은 44.7원 올랐고, 이 기간 외국인은 3조1611억원 순매도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가 온전히 국내 정치 파장에서 비롯됐다고 해석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 나오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해당 기간 모두 신흥국을 위시한 글로벌 증시의 동반 부진세가 확연했던 기간”이라며 “국내 금융시장을 이끄는 핵심 수급원인 외국인의 초점은 내부 변수보다 글로벌 매크로 및 정책 환경에 집중돼있다”고 말했다.
실제 2004년에는 6월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신흥시장이 일제히 조정을 경험하면서 국내 증시도 동반 부진을 겪은 바 있다.
탄핵정국에 앞서 지난달 19일 이후 코스피가 3% 넘게 하락, 외국인이 7109억원 순매도에 나선 것도 박근혜ㆍ최순실 사태보다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달러 가치가 급상승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과거 사례와의 차이점을 봐도 탄핵 이벤트에 따른 증시 충격은 미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권 3당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내달 초 국회 본회의 표결처리에 나설 예정이다.
본회의 일정을 고려할 때 탄핵안 표결은 늦어도 내달 9일을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지난 2004년 탄핵은 헌정 이래 처음 겪는 상황이었고, 현 국면은 대통령의 하야 및 탄핵 가능성을 투자자가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국회에서 탄핵안이 발의되고 정족수를 채워 통과되더라도 과거의 학습효과에 의해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탄핵 제기 전후 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32%에서 47%로 높아진 반면, 박 대통령은 34%에서 4%대로 낮아졌다.
탄핵 찬반 여론조사에서도 노 전 대통령의 경우 찬성이 19%에 그쳤지만, 박 대통령은 60%에 달한다는 점도 차이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컨트롤 타워 부재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국내 주요기업의 경영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커진 점 등은 시장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형렬 부장은 “국정혼란 문제가 단기간에 봉합되기 어렵다면 지지부진한 투자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해당 기업의 경우 정경유착의 악습을 재현한 것으로 평가된다면 부정적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며 내년 경영전략 수립 등에서 난항이 예상돼 적시적인 투자활동 참여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y2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