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장쩌민(江澤民ㆍ사진) 전 중국 국가주석이 방중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석유방(石油幇)’ 숙청에 브레이크를 걸기위해 장 전 주석이 푸틴과의 회동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 전 주석은 중국은 방문한 푸틴 대통령과 지난 20일 상하이(上海) 시내 모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은퇴한 중국 지도자가 현역 외국 정상을 만나는 것은 중국에선 이례적인 일이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이날 회동에서 푸틴 대통령은 중·러 관계 발전을 위한 장 전 주석의 노력에 감사를 표하면서 현임 중국 지도부가 그러한 방침을 계속 계승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양국 간에는 어떤 모순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현할 수 있는 계획이 많다“고 강조했다.
반면 장 전 주석이 푸틴 대통령에게 어떤 말을 건넸는지는 보도되지 않았다.
87세의 고령인 장 전 주석이 푸틴과의 회담에 응한 것은 중국 공산당 내부의 권력투쟁과 관련,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에 대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다.
시진핑 지도부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 서기를 부패 등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이에따라 저우융캉의 ‘후견인’으로 알려진 장 전 주석과의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다.
저우융캉의 강력한 권력기반은 중국 석유산업의 기득권을 쥐고있는 ‘석유방’(석유산업 관련 파벌)이다.
‘석유방’의 정점에는 장 전 국가주석의 ‘책사’로 불리는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이 있고 그 뒤에는 장 전 주석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베이징 정가의 전언이다
저우융캉은 석유업계를 주무를 당시, 장 전 주석 등 최고 지도부의 가족들을 챙기면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특히 저우의 장남인 저우빈(周濱)은 장 전 주석의 아들과 석유회사를 공동으로 설립해 막대한 부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일본 산케이신문은 “장 전 주석은 저우융캉에 대한 조사가 향후 석유방을 붕괴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에따라 푸틴에게 회동을 제안하면서 ‘시진핑 흔들기’를 시도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의 중국 수출을 확대하려는 푸틴 입장에서도 중국 석유산업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있는 정 전 주석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것은 손해보는 일은 아니라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러시아 유학 경험이 있는 장 전 주석은 재임기간(1993∼2003년) 수차례 러시아를 방문,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러시아 통’이다. 그는 지난 2001년에 푸틴과 협력해 중·러 주도의 ‘상하이 협력기구(SCO)’를 발족시킨 바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