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김재범 기자] 충무로에서 여성 영화의 성공은 ‘어렵다’는 논거는 이미 굳건하고 딱딱하게 굳어진 상태다. 특히 연말에 여배우 두 명이 극 전체를 이끌어 가는 미스터리 장르는 사실상 흥행을 염두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물론 예외는 있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를 본 뒤라면 말이다. 공효진 엄지원 그리고 연출을 맡은 이언희 감독까지 여성 삼각 편대의 파워가 이 오랜 충무로의 속설을 깨버릴 강력한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2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선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이언희 감독, 주연 배우 엄지원 공효진이 참석했다.이날 이언희 감독은 여성 특유의 감성적인 표현력과 모성의 극단성을 날카롭게 배분한 스타일로 ‘미씽: 사라진 여자’를 이끌어 갔다. 이 감독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본인의 개인적인 생활이 가장 중요하고, 주변을 둘러보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나 싶다”면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내가 잘 모르는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에 이번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이 감독, 엄지원과 달리 유일한 ‘미혼’ 공효진은 ‘미친 연기’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의 연기력을 선보이며 중국인 보모 ‘한매’를 연기했다. 그는 “이 역 자체가 원래부터 중국인 설정이었다”면서 “한매에 대한 설정으로 여러 나라 얘기가 논의 됐었다. 내가 읽은 내용의 느낌으로는 중국의 시골 촌사람 느낌이 머릿 속에 그려졌다”고 덧붙였다.공효진은 중국인 설정 탓에 유창한 중국어 연기가 고민이었다. 그는 “당연히 고민이 됐다”면서 “후반작업을 통해 좋은 결과물을 뽑아보자 싶어서 큰맘 먹고 도전했다. 한 번 해보자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나리오는 다 읽고 나서 한 이틀 정도 그 여운이 휩싸였었다”면서 “데뷔 이후 그런 경험이 한 3번 정도 있었다. 더 고민할 것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중국인 ‘한매’의 캐릭터 설정에 대해선 “일반적인 느낌의 레퍼런스가 있지 않나”라면서도 “거기서 너무 벗어나면 안될 것 같았다. 물론 그 안에서 소화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애매하면서도 모호한 경계 속에서 출발하는 게 맞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한매’를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도 언급했다. 그는 “사실 중국어보단 어눌한 느낌의 한국말 연기가 더 힘들었다”면서 “누가 봐도 한국말 잘하는 공효진인데 내가 어눌한 느낌의 한국말을 하면 얼마나 웃기게 볼까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중국어 선생님을 구해 그 선생님이 하는 한국어를 따라하는 식으로 연습을 했다. 물론 중국어는 철저하게 선생님의 코치를 받았다고.
공효진은 ‘한매’에 대한 언급에 대해 조심스러워했다. 이번 영화의 반전 키포인트를 쥔 캐릭터가 바로 한매이기 때문이다. 그는 “사실 한매의 얘기 자체가 스포일러 아닌가”라면서 “이번 영화 자체가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 얘기 이기 전에 혼자 살아가는 여자의 얘기를 그린다”고 말했다. 이어 “힘든 세상에서 인생을 살면서 살아가는 존재 이유가 바로 아이다. 삶을 연명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더라”면서 “나도 결혼을 한 감독님이나 엄지원 모두가 아이가 없다. 그래서 오히려 엄마의 얘기에만 국한되지 않은 좀 다른 얘기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자신의 전부인 딸을 잃고 5일 동안 가족 같은 ‘한매’를 찾아다닌 ‘지선’역의 엄지원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매번 감정이 폭발하는 연기의 연속이었다”면서 “정말 더운 여름에 촬영을 시작해서 이맘때쯤 촬영이 끝났다. 육체적 힘듦의 고통도 있었지만 진짜 고통은 ‘이 감정이 맞는가’란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었다”고 고개를 저었다.엄지원은 모성 연기에 대해 서도 언급했다. 그는 “(모성연기는)항상 힘이 든다”면서 “이 영화 자체가 아이에서 시작을 하지만 두 여자의 얘기로 좁혀진다. 그 지점에 대해 나와 공효진 이 감독이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연기한 지선이나 공효진이 연기한 한매나 모두 같은 약자라고 봤다”면서 “화려한 삶을 사는 도시의 여성 ‘지선’이나 중국에서 온 촌스런 느낌의 ‘한매’ 모두 결국 혼자 사는 여성이다. 이 사회의 약자란 점에서 같은 여성의 범주 안에서 해석하고 봤다”고 덧붙였다.‘미씽: 사라진 여자’는 이름도 나이도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보모 한매(한효진)가 어늘 날 아이와 함께 감쪽같이 사라지고 그의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한 지선(엄지원)의 5일 간 추적을 그린 감성 미스터리다. 개봉은 오는 3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