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창 ‘티토크’로 사내 이해공유 ‘고통분담→성과공유’ 기틀 마련 ‘일하며 교섭하는’노사문화 정착

여유와 향기가 있는 ‘티토크(Tea Talk)’. 부산의 한 자동차공장에선 대화와 소통으로 신뢰가 쌓여가는 공간이다.

부산에서 24일 만난 르노삼성차 박동훈<사진> 사장에겐 2년 연속 임단협 무분규 타결이 갖는 의미는 남달랐다. 그동안 외국인 사장들이 한계를 느꼈던 ‘현장과의 소통’을, 출범 16년만에 첫 한국인 사장이 된 박 사장에겐 모두가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원들이 두차례에 걸쳐 임단협 협상안을 부결시키면서 한때 그의 소통 능력은 시험대에 올랐다. 사장 취임후 6개월 동안 본사가 있는 서울에 반, 공장에 있는 부산에 반 있으면서 한번 부산공장을 찾으면 며칠씩 머물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신뢰는 노력이 수반된 소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인간생활 개인과 집단의 바탕이며, 불가능한 것을 양보하지 않고도 이해만으로도 신뢰하는게 가능하죠. 진심이 바탕된 노사간 ‘신뢰’가 르노삼성차 노사관계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입니다.”

박 사장은 취임후 6개월간 현장직원들과 소통하는 일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협상안이 부결되면서 고민도 깊어졌다. 직원들과 끈질긴 대화 끝에 ‘근무강도 개선위원회’라는 해결책도 찾아냈다. 2011년 이후 매출과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리바이벌 플랜’이 가동됐고, 직원들에겐 희생이 요구됐다. 그러한 희생에 대한 보상은 당연한 일. 현장에서 찾은 부결 이유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강화됐던 업무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

‘티토크’는 부산공장 현장실무직원들과 사장이 직접 만나 대화하는 파격적인 소통의 창구다. 이러한 소통의 과정이 있었기에 직원들은 회사를 믿을 수 있었다. 고통분담의 결과는 반드시 성과공유로 나타나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노사문화는 이러한 원칙이 상당부분 무너져있다. 이 원칙을 귀하게 여기겠다는 게 르노삼성 노사의 합창이다.

르노삼성차는 이번 2년 연속 무분규 타결로 ‘일하면서 교섭하는 선진노사문화’가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교섭에서 유리한 위치를 갖기위해 파업이 선행되는, 어쩌면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던 국내 노조운동에 ‘일하면서 교섭해도 가능하다’는 대안을 내놓은 셈이다. 하지만 이 역시 신뢰가 바탕이 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박 사장은 “앞으로도 직원들과 적극 소통하면서 신뢰에 바탕을 둔 노사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노사가 서로 노력할 때, 안정된 노사문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했다.

또 “안정된 일자리와 고용유지를 위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차별화ㆍ고급화된 제품 출시를 통해 내수시장 확대, 수출 생산물량 확보 등의 노력, 지역 협력업체와 동반 성장을 위해 매진할 것”이라며 “해외 다른 생산공장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효율성ㆍ경제성을 확보해 수출물량을 유치하고, 지속적으로 내수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사 양측은 지난 12일 기본급 3만1200원 인상, 생산성 격려금 지급, 신차 출시 격려금 300만원을 포함한 인센티브 800만원 지급, 근무강도 개선 위원회 구성 등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어 13일 진행된 찬반 투표 결과 57.3% 찬성을 얻어 2년 연속 무분규로 협상을 타결지었다. 올 한해 SM6와 QM6 두 차종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선보인 르노삼성차는 노사간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내수 3위 탈환을 위한 행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부산=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