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떨어지면 바이오ㆍ제약 전반이 떨어집니다. 그만큼 업종 자체가 심리에 의존한다는 겁니다”

한미약품에 대한 늑장 공시 논란이 일면서, 바이오ㆍ제약 투자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바이오ㆍ제약 업종의 주가가 한미약품에 의해 좌지우지된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약품이 전 거래일보다 18.06% 하락할 당시, 유가증권 시장의 의약품 업종과 코스닥 시장의 제약 업종은 각각 전 거래일 대비 6.75%, 2,53% 하락했다. K200헬스케어 지수 역시 8.82% 하락했다.

한미약품를 선두로 JW중외제약(-7.24%), 신풍제약(-6.94%), 종근당(-6.48%), 동아에스티(-6.44%), 대웅제약(-6.03%) 등이 줄줄이 동반 급락했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 하락’은 곧 ‘바이오ㆍ제약 업종의 동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다른 업종과 달리 바이오ㆍ제약 업종은 업종 내 기업 주가의 연관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연초 이후 한미약품의 주가 움직임과 상관관계가 높은 상위 10개사를 분석한 결과, 모두 바이오ㆍ제약 관련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사이언스(0.85)와 녹십자(0.59)를 필두로 종근당홀딩스, 녹십자홀딩스, 동아에스티, 종근당, 대웅제약, JW중외제약, 유한양행, 환인제약 순으로 한미약품과 높은 주가 상관관계를 보였다. 과거에도 한미약품의 약세 기간에 바이오ㆍ제약 업종이 동반 하락해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지난해 7월 말에도 한미약품발 제약업종 급락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한미약품이 2분기에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고 밝히자,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제약 상장사 100개사 중 91개사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대화제약(-21.57%) 한미사이언스(-19.83%) 한미약품(-18.35%) 국제약품(-15.92%) 등 15개 기업의 주가가 10% 이상 하락했다. 같은해 9월 초순, 한미약품의 주가가 흔들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부산지방국세청의 357억원 추징금을 부과와 같은해 3월 초 벌어진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사 착수 소식이 알려지며 한미약품이 3거래일간 흔들리자, 제약ㆍ바이오 업종 역시 3거래일간 동반 하락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동반 하락세가 빈번하게 나타나는 이유를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아닌 ‘기대 심리’에 의존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한다.

실적이 아닌 심리에 의존한 투자를 했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 어느 업종보다 강한 차익실현 욕구가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 쪽의 PER(주가수익비율)이 어느 업종보다 높다는 것은 그만큼 차익 실현 욕구 역시 어느 업종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미약품에 대한 위기감에 제약업종 자체가 하락세로 돌아선다는 것을 시장이 인지하면서 동반 하락세 역시 가속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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