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美 발주 대형 가스터빈 29대
두산에너빌 7대…지멘스에너지 1대
두산, 가스터빈 글로벌 시장서 후발주자
짧은 역사에도 미국 진출 등 성과
AI 투자로 가스터빈 수요↑…두산에 반사이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두산에너빌리티의 대형 가스터빈이 미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가스터빈 빅3 중 하나인 독일 지멘스에너지보다 많은 수주 건수를 기록했다. 이로써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이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맥코이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 발주된 대형 가스터빈(용량 215㎿ 이상)은 총 29대이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가장 많은 13대를 수주했다. 일본 미쓰비시 파워, 두산에너빌리티는 각각 8대, 7대를 수주했다. 지멘스에너지는 1대에 그쳤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꼽힌다. 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빅3(GE, 미쓰비시, 지멘스)와 달리, 가스터빈 상용화에 성공한 지 10년도 되지 않았다.
짧은 역사에도 두산에너빌리티는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9년 국내 발전 시장에 첫 진출했고,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 수출에 성공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현재까지 체결한 북미 데이터센터향 가스터빈 수주 건수만 총 12개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가스터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건 인공지능(AI)과 연관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AI 투자로 가스터빈처럼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발전 설비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가스터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는 점이다. GE와 미쓰비시, 지멘스가 고객사들의 모든 주문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두산에너빌리티에도 기회가 생긴 것이다.
뛰어난 기술력도 수주에 한몫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H-클래스 가스터빈은 복합 사이클에서 63% 이상의 발전 효율을 달성한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한 성능이다.
가스터빈 활약에 힘입어 두산에너빌리티 수주 실적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두산에너빌리티 수주잔고는 26조3509억원으로 전년 동기(16조4246억원) 대비 60.4% 증가했다. 연이은 수주에 두산에너빌리티 에너빌리티 부문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5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10억원)보다 69.7% 늘었다.
AI 인프라 확대로 가스터빈 수요가 식지 않고 있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는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수주 릴레이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기존 대형 제품에 의존하지 않고 100㎿(메가와트급) 중형 가스터빈 개발에 나서는 것이다. 친환경 시장을 겨냥해 수소터빈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소터빈 개발 속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스팀터빈과 연계한 수주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스팀터빈은 가스터빈에서 발생하는 배열을 활용해 추가 전력을 생산하는 설비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대형 스팀터빈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초에는 미국에서 스팀터빈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증설도 진행하고 있다. 2028년까지 창원사업장의 가스터빈 연간 생산 규모를 현재의 1.5배 수준인 12대로 확충하는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누적 45기, 2038년까지 누적 105기의 가스터빈을 수주할 계획이다.
yeongda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