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공학 석사 출신 귀어인, 아버지 김 양식 가업 이어 2019년 창업

경매시장에 원초 팔던 방식 벗어나 구이김·조미김 직접 상품화

김 공장에 카페·온라인몰…일본 수출까지, 올해 매출 목표 25억원

조은경(왼쪽) 담미소 대표가 전남 무안군에 있는 김 가공공장에서 아버지 조평수씨와 함께 가공된 김을 살펴보고 있다. 담미소는 직접 생산한 김을 가공해 자체 브랜드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담미소 제공]
조은경(왼쪽) 담미소 대표가 전남 무안군에 있는 김 가공공장에서 아버지 조평수씨와 함께 가공된 김을 살펴보고 있다. 담미소는 직접 생산한 김을 가공해 자체 브랜드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담미소 제공]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대학 강단에 서던 식품공학 석사가 고향 바닷가에서 김 공장 대표가 됐다. 아버지가 40년 넘게 키운 김을 경매장에 넘기는 대신 직접 굽고, 포장하고, 브랜드를 붙여 팔기 위해서다. 조 대표의 행보는 단순한 가업 승계가 아니었다. 원물 생산에 머물던 가족의 김 양식업에 자신의 전공 지식과 사업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일이었다.

조 대표는 “아무리 품질 좋은 곱창김을 생산해도 경매장에 내놓으면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니 가격 조차 마음대로 정하지 못하는 상황을 목격했다”면서 “생각을 바꿔 김을 경매에 넘기는 대신 직접 구워 팔자고 결심해다”고 말했다.

전남 무안군 해제면 도리포에서 김 가공업체 ‘담미소’를 운영하는 그의 도전은 바다에서 난 원물도 어떻게 가공하고 판매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해 매출 20억원을 올렸다. 올해 목표는 25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식자재·유통업체 납품과 온라인 판매를 늘려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대학 강사에서 김 공장 대표로…식품공학 석사의 도전

전남 무안군 도리포 김 양식장에서 조은경(오른쪽) 담미소 대표가 아버지 조평수 씨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 대표는 40년 넘게 김 양식업에 종사한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아 김 가공·유통 사업으로 확장했다. [담미소 제공]
전남 무안군 도리포 김 양식장에서 조은경(오른쪽) 담미소 대표가 아버지 조평수 씨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 대표는 40년 넘게 김 양식업에 종사한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아 김 가공·유통 사업으로 확장했다. [담미소 제공]

조 대표는 경북대학교에서 식품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남부대학교 강사로 활동하다 고향인 도리포로 돌아온 귀어인이다. 창업의 계기는 아버지의 고민에서 찾았다. 좋은 곱창김을 생산해도 경매시장 가격에 따라 수익이 달라졌다. 조 대표는 원초를 경매장에 넘기는 데서 사업을 끝내지 않고 직접 가공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김을 직접 가공해 상품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실제 공장 운영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가공설비를 다뤄본 경험이 없어 설비업체의 작업 현장을 찾아다니며 공정과 기계 운용법을 익혔다. 전공 지식을 실제 사업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현장 경험을 하나씩 쌓았다.

현재 담미소는 전남 무안에 약 478㎡ 규모의 김 공장을 운영한다. 냉동실과 가공실, 위생시설을 갖추고 이물질 선별기와 구이기, 자동 조미기, 계수기, 자동 공급기 등 생산설비도 구축했다. 원초 확보부터 가공·포장까지 직접 관리하는 체계다.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생산 기간 짧은 곱창김

식탁 위에 돌김이 밥과 반찬과 함께 차려져 있다. [담미소 제공]
식탁 위에 돌김이 밥과 반찬과 함께 차려져 있다. [담미소 제공]

담미소의 주력 상품은 도리포 특산물인 곱창김이다. ‘잇바디돌김’으로도 불리는 곱창김은 잎이 구불구불하고 구멍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일반 김과 생김새가 다르다.

도리포에서는 바다에 지주를 세워 김을 기르는 전통적인 지주식 양식법을 활용한다. 김이 밀물 때 바닷물에 잠겼다가 썰물 때 햇볕과 해풍에 노출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일반적인 부유식 양식보다 생산량은 적지만 맛과 품질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전남 무안군 도리포 앞바다에 설치된 지주식 해조류 양식시설. 바다에 세운 지주대 사이로 양식망이 길게 연결돼 있다. [담미소 제공]
전남 무안군 도리포 앞바다에 설치된 지주식 해조류 양식시설. 바다에 세운 지주대 사이로 양식망이 길게 연결돼 있다. [담미소 제공]

곱창김은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최대 5개월 동안 생산된다. 양식장 여건에 따라 수확 횟수는 3~5회 정도다. 특히 첫 수확한 김은 맛이 좋아 선호도가 높다. 생산 기간이 짧고 수확량도 제한적인 만큼 좋은 원초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곱창김 특유의 구멍은 오히려 품질검사에서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일반 김을 기준으로 만든 검사 방식 때문에 곱창김의 고유한 모양이 품질 문제로 판단되는 경우가 있어서다. 조 대표는 곱창김의 특성을 반영한 별도의 품질 기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굳이 가공까지?”…경매 대신 직접 판매 선택

조 대표는 “좋은 원초를 직접 가공해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생산에서 가공, 브랜드, 소비자 판매까지 직접 연결해보자는 것이 사업의 출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전남 무안군 김 가공업체 담미소가 자체 브랜드로 출시한 곱창돌김과 재래김 제품. 담미소는 직접 생산한 김을 가공·포장해 판매하고 있다. [담미소 제공]
전남 무안군 김 가공업체 담미소가 자체 브랜드로 출시한 곱창돌김과 재래김 제품. 담미소는 직접 생산한 김을 가공·포장해 판매하고 있다. [담미소 제공]

처음엔 주변 반응이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기존처럼 김을 생산해 경매에 내놓으면 되는데 굳이 가공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조 대표는 원초 판매에 머무르지 않고 무조미 구이김과 조미김으로 상품화하는 길을 택했다. 지역 어민에게서 물김을 수매해 가공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상품 종류도 늘렸다. 곱창돌김과 곱창재래김을 각각 무조미·조미·반반김으로 판매하고, 재래 절단김과 미니김도 선보였다. 소비자의 용도에 따라 반속부터 3속까지 다양한 구성의 선물세트를 제작한다.

네이버·쿠팡부터 일본 수출까지... 바다 전망 카페도 운영

판로도 경매시장 밖으로 넓혔다. 담미소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쿠팡, 카카오톡 스토어 등 온라인 판매망을 운영한다. 고향사랑e음과 남도장터 등 지역 특산물 판매 채널에도 입점했다. 기업과 단체를 대상으로 포장 디자인을 달리한 맞춤형 선물세트도 제작한다.

조은경 담미소 대표가 전남 무안군 도리포에 있는 담미소 매장 내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담미소는 김 가공·판매뿐 아니라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담미소 제공]
조은경 담미소 대표가 전남 무안군 도리포에 있는 담미소 매장 내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담미소는 김 가공·판매뿐 아니라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담미소 제공]

도리포에서는 카페도 운영한다. 담미소 카페 1층은 김 제품 판매장으로, 2층은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방문객이 김을 맛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브랜드명에도 사업 방향을 담았다. 담미소(淡味所)는 ‘담백할 담, 맛 미, 바 소’를 조합한 이름으로, 자연 그대로의 담백함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전남 무안군에 있는 김 가공업체 담미소의 생산공장 전경. 담미소는 직접 생산한 김을 가공·포장해 자체 브랜드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담미소 제공]
전남 무안군에 있는 김 가공업체 담미소의 생산공장 전경. 담미소는 직접 생산한 김을 가공·포장해 자체 브랜드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담미소 제공]

담미소의 직원은 10명이다. 연간 생산량은 5만속으로, 김 한 속이 100장인 점을 고려하면 약 500만장에 달한다. 국내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일본에도 수출한다.

담미소는 2020년 전라남도지사 품질인증, 2022년 여성기업 인증을 받았고 2023년 서울국제식품산업전에 참가했다. 조 대표는 전라남도지사와 해양수산부 장관 표창도 받았다.

지역 어업인과 상생…“바다에서 얻은 것의 가치를 높여야”

조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역 어업인과 함께 성장하는 구조다. 도리포에서 생산한 물김을 지역 어민에게서 사들여 가공하고, 곱창김을 자체 브랜드로 판매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식이다.

전남 무안군 도리포항과 인근 지주식 김 양식장 전경. 도리포항 인근에는 담미소 김 공장과 매장, 무안 수산물 위판장이 자리하고 있다. [담미소 제공]
전남 무안군 도리포항과 인근 지주식 김 양식장 전경. 도리포항 인근에는 담미소 김 공장과 매장, 무안 수산물 위판장이 자리하고 있다. [담미소 제공]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사업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자금 지원보다 지역 기반시설 개선에 따른 간접 효과를 언급했다. 도리포항은 2020년 어촌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선착장과 공동작업장 등 시설 개선이 추진됐다.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는 생산보다 가공과 판매 계획을 먼저 세우라고 조언했다. 어떤 원물을 생산할지뿐 아니라 누가 구매할지, 어떤 형태로 가공할지, 얼마에 판매할지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어업에 뛰어들 때 단순히 어떤 어종이 돈이 된다는 이야기만 보고 결정해서는 안 된다”며 “지역의 생산환경과 판로, 초기 투자비용, 기술을 익히는 데 필요한 시간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으로는 생산 효율을 높여 식자재·유통업체 납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스마트스토어와 라이브커머스 등 온라인 판매 비중도 늘린다. 구이김과 조미김을 넘어 새로운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곱창김 제품 개발도 추진한다.

조 대표는 “청년들이 바다에서 무엇을 잡을 것인가뿐 아니라 바다에서 얻은 것을 어떻게 더 가치 있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란보다 왕란이 더 크다고?…계란 껍데기 ‘1’이 1등급? [나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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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껍데기의 마지막 숫자 ‘1’은 품질 1등급이 아니라 닭의 사육환경을 뜻한다. 동물복지 인증 여부도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소비자 46.2%가 특란을 가장 큰 계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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