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맥 대신 도시락·즉석밥…안주 소비도 ‘식사화’
족발·닭발 넘어 명태·육포까지…상품군 다양화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양념곱창볶음에 밥을 볶아먹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지난 21일 찾은 서울 시내 한 편의점. 점주 A씨는 “어떤 안주류가 가장 잘 팔리냐”는 질문에 냉장 매대의 ‘양념곱창 볶음’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안주류를 찾는 손님이 늘면서 관련 상품 발주량도 이전보다 늘렸다”고 덧붙였다.
편의점 안주류가 심야 술자리에서 점심·저녁 식탁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고물가와 1~2인 가구 증가,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맞물리면서 안주류의 ‘식사화’가 일상이 됐다.
밥상물가가 오르며 소비자 부담이 커진 영향도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밑반찬 물가지수는 118.32(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7% 올랐다. 같은 기간 외식 물가도 128.50으로 2.7% 비싸졌다.
편의점 안주류의 특성도 한몫했다. 별도 조리나 양념 없이 바로 먹을 수 있고, 닭고기·돼지고기 등 육류 제품이 많아 단백질을 보충하기도 쉽다. 1~2인이 먹기 적당한 소용량 제품이 많아지면서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세븐일레븐의 냉장안주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올해 1~8월에도 12% 늘었다. 눈에 띄는 건 시간대의 변화다. 올해 오후 5~7시 매출 비중은 25%로 2021년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오후 11시~오전 1시 심야시간대 비중은 18%로 같은 기간 3%포인트 줄었다.
함께 사는 상품도 달라졌다. 2024년에는 맥주·소주가 가장 많이 팔렸다. 육가공안주, 치킨, 라면, 오징어안주가 뒤를 이었다. 올해는 맥주·소주 동반 구매 비중이 2024년보다 5%포인트 낮아졌다. 대신 도시락과 즉석밥이 상위권에 새로 올라왔다.
상권별 매출에서는 1~2인 가구의 수요가 드러난다. 세븐일레븐의 냉장안주 매출을 상권별로 보면 올해 1~8월 독신상권 매출이 전년 대비 20% 늘어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독신상권 매출 신장률이 22%로 가장 높았다.
CU도 마찬가지다. CU가 올해 8월 안주류 매출을 시간대별로 분석한 결과 점심시간대(오전 11시~오후 1시) 매출 비중은 13.1%로 전년보다 3.2%포인트 상승했다. 저녁시간대(오후 6~8시) 비중도 24.9%로 2.3%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육가공 식품과 냉장안주가 식사 시간대에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소시지·핫바·베이컨·닭다리 등 육가공 식품류 매출은 점심시간대 24.9%, 저녁시간대 20.6% 늘었다. 순대·편육·족발·닭발 등 냉장안주 매출도 점심 22.1%, 저녁 13.6% 증가했다.
이마트24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최근 3년간 냉장·냉동 안주류의 시간대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점심시간대(오전 11시~오후 2시) 매출이 전년 대비 2025년에 6%, 올해 14% 늘었다.
업계도 수요 변화에 맞춰 안주 상품의 종류를 넓히고 있다. 족발·닭발·순대 등 야식 중심 상품에서 벗어나 밥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요리형 메뉴와 소용량 제품을 선보이는 방식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지역미식 냉장안주 시리즈를 새롭게 출시했다. 1~2인 가구를 위한 소용량 간식 안주 2종(쫀득족발, 쫀득편육)도 PB(자체브랜드) ‘세븐셀렉트’로 선보였다. CU도 지난 4월 ‘PBICK 포슬명태구이’, ‘고추장 명태구이’, ‘고추장 명태깡’ 등 수산 안주를 내놨고, 6월에는 ‘PBICK 콰트로 치즈 육포’, ‘블랙 페퍼 육포’ 등 축산 안주를 출시했다.
siuu@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