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만명 몰려 ‘상어 특수’ 누리지만…“인공수로에 갇힌 꼴”
환경단체, 생태 설계 촉구…“미 시애틀처럼 공존 모델 도입해야”
기후변화 따른 수온 상승 일상화…“수변 정책 패러다임 바꿔야”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나타난 상어가 하루 1만 명에 달하는 인파를 끌어모으며 ‘상어 특수’를 낳고 있지만, 정작 바다 생물이 인공 구조물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은 22일 ‘상어가 갇힌 북항, 누구를 위한 친수공간인가’라는 제목으로 논평을 내고 “바다에서 들어온 생물이 인공수로에 장기간 머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전문가들은 상어가 먹이를 쫓아 들어왔다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를 단순한 볼거리나 해프닝으로 넘겨선 안 된다”고 짚었다.
최근 북항 수로에는 3~4m 크기의 무태상어가 닷새째 머물며 ‘부캉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온라인상에서는 먹이를 주자며 ‘생닭 투척’을 시도하는 사례까지 발생해 전문가들이 “사람을 자극해 공격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자제를 당부하는 등 기형적인 과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환경단체는 이 같은 과열 이면에 놓인 친수공간의 구조적 한계를 꼬집었다. 산책로와 조경, 경관 등 철저히 ‘인간의 이용과 편의’ 위주로만 수변 공간을 조성하다 보니 정작 바닷물의 원활한 흐름이나 해양생물의 자유로운 이동권과 서식 환경은 철저히 배제됐다는 지적이다.
단체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북항의 해수 순환과 수질, 먹이생물 분포, 이동 구조 전반에 대한 과학적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외 선진 사례로는 미국 시애틀의 도심 수변 정비 사업을 제시했다. 단체는 “시애틀은 시민의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수중까지 햇빛이 투과되도록 구조를 개선하고, 어린 물고기가 이동하고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 단계부터 반영했다”며 “시설 자체를 복제할 수는 없더라도 사람과 해양생물을 함께 배려하는 설계 원칙은 북항에도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부산시에 연안 수변 공간 전반에 적용할 ‘생태적 친수공간 설계 기준’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계획 초기부터 해양생태 전문가를 참여시켜 수질과 해수 흐름, 빛이 수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 검증하고, 완공 후에도 사후 모니터링을 거쳐 관리 체계에 반영하라는 주문이다.
부산환경련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온 상승으로 과거 남해안이나 제주 인근에 머물던 상어 등 해양생물의 서식지와 이동 경로가 바뀌는 현상이 일상화되고 있다”며 “진정한 ‘해양수도’를 지향한다면 바다를 단순한 관광 소비재나 도시의 배경으로 취급하는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 인간과 바다 생명이 공존할 수 있도록 친수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면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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