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지역 관광 법·제도 개선’ 세미나 개최
외국인 관광객 여전히 서울 집중, 지방확산 필요
日, 로컬 IP 개발 펀드 조성…민간이 기획·운영
박람회장 부지에 지브리파크, 경제효과 6200억원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국내 지역 관광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지역 고유의 자원을 콘텐츠로 개발한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수도권 대형 여행사 중심의 지원에서 벗어나 지역 여행사와 관광 스타트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와 국회관광산업포럼은 22일 국회도서관에서 ‘지역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관광 법·제도 개선’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여전히 서울에 집중된 가운데 이날 세미나에선 관광의 경제적 효과를 지역으로 확산하기 위한 다양한 법·제도 개선 방안이 제시됐다.
특히 2006년 ‘관광입국추진기본법’을 통해 관광을 국가 주요 정책으로 제도화한 일본의 사례가 소개됐다.
이훈 한양대 사회과학대학장은 “2026년 일본 관광청 예산 중 지역관광 예산이 54.1%를 차지한다. 지역의 잠재력과 콘텐츠가 관광 경쟁력으로 전환되려면 법·제도적 기반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신학승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일본의 지역관광 활성화 사례로 2005년 국제박람회장 부지를 활용해 조성한 아이치현 지브리파크를 소개했다.
신 교수는 “지자체·콘텐츠 기업·미디어가 기획 단계부터 협력한 결과 2024년 지브리파크 방문객은 약 294만명, 연간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710억엔(약 6200억원)을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지역관광은 우수한 자연·문화자원을 보유하고도 지자체별로 사업이 분절되고 공공 주도형 개발에 의존해 숙박과 소비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국제행사 시설 역시 콘텐츠 IP와 장기 운영계획이 부족해 행사가 끝난 뒤 유지·관리 비용이 지방자치단체에 전가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역 고유의 로컬 IP 개발을 위한 투자펀드를 조성하고, 민간이 기획·투자·운영에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며 “인구감소지역의 ‘관광재생특구’ 지정을 통한 입지 규제의 선별적 완화, 체류형 관광 인프라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국제행사 유치 단계부터 사후활용 로드맵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폭설을 지역 문화자산으로 재정의해 3개 현 7개 시정촌을 설국관광권으로 묶은 결과 관광객들이 2박3일 이상 머무는 체류형 관광명소로 재탄생한 사례도 소개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채지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K-컬처에 대한 관심을 지역관광 콘텐츠로 연결하는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채 선임연구위원은 “지역관광 활성화가 서울에서 추진하는 K-팝 아레나, 대형 콘서트, 콘텐츠 시설을 그대로 복제하는 방식이 돼선 안 된다”며 “각 지역이 가진 산업, 음식, 문화 등 고유자산을 발굴해 ‘왜 이 지역이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관광이 지역 소도시로 확산되고 있듯이 한국도 ‘각각의 도시를 선택해 찾아가는 지역 도시 관광’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도 최동석 충남문화관광재단 관광산업본부장은 “K-컬처의 지방관광 확산은 소도시 콘셉트를 권역별 체류 동선으로 묶어내는 기획력에 달렸다”며 “공공주도 구조에서 벗어나 전문 민간기업과 지역인재가 상생하는 지방 관광 로컬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두현 영주문화관광재단 이사는 “지역 관광정책의 패러다임을 ‘행정 주도’에서 ‘기업 중심’으로 전환해 시장원리에 따라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수도권 대형 여행사 중심의 모객 인센티브 지원에서 벗어나 지역 여행사와 관광 스타트업, 로컬 관광 전문인력을 함께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joz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