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계열사 ‘원팀 전략’ 본격 수주
엔비디아 DSX 레디 CDU 제품 승인
LG엔솔 토털냉각 AI DC 설루션 확대
“빅테크 본격공급 차세대 AI시장 주도”
LG그룹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인공지능(AI) 사업 전반에 걸쳐 전략적 동맹을 맺은 데 이어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생태계에도 합류하면서 북미 AI 인프라 시장을 공략할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는 그동안 LG전자·LG에너지솔루션·LG유플러스·LG CNS 등 4개사의 핵심 역량을 결집해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미래 사업의 밑그림을 그려왔다. 각 사가 자랑하는 공조·에너지저장장치·네트워크 기술에 운영 역량을 결합한 ‘원(One) LG’ 전략이 본격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 대용량 액체냉각 장치, 엔비디아 인증 획득=LG전자는 22일 2.5㎿(메가와트)급 대용량 냉각수 분배장치(CDU)가 엔비디아의 ‘DSX 레디’ 제품으로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공개한 DSX 레디 초기 파트너 명단에서 CDU 부문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LG전자와 리퀴드스택(LiquidStack), 버티브(Vertiv) 등 3곳에 불과하다.
엔비디아는 컴퓨팅과 네트워킹, 전력, 냉각, 시설, 소프트웨어 등을 통합한 ‘엔비디아 DSX AI 팩토리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관련 요건을 충족한 제품에 ‘DSX 레디’ 인증을 부여한다. CDU의 경우 AI 팩토리 구축에 활용되는 2.3㎿ 이상 대용량 제품이 대상이다.
앞서 LG전자의 600㎾(킬로와트)급, 1㎿급 CDU도 엔비디아 규격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 2.5㎿급 제품까지 DSX 레디 승인을 받으면서 액체냉각 시장에서 톱티어 수준의 기술력을 증명했다.
AI 가속기의 성능과 전력 소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에서는 냉각 용량 확대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최신 AI 서버 랙의 전력 용량은 약 120㎾ 수준으로, 20개 랙을 하나의 냉각 그룹으로 구성할 경우 필요한 냉각 용량은 2.4~2.5㎿에 달한다.
이에 따라 개별 서버 랙마다 CDU를 설치하는 기존 ‘인랙(In-Rack)’ 방식에서 여러 랙을 행(Row) 단위로 묶어 하나의 대용량 CDU로 냉각하는 ‘인로우(In-Row)’ 방식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LG전자의 2.5㎿급 CDU는 이 같은 고집적·고발열 AI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제품이다. 여러 대의 고발열 서버 랙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냉각수를 공급하고 열을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LG전자는 차가운 물을 생산하는 칠러와 컴퓨터룸 공기조화기(CRAH)를 비롯해 600㎾·1㎿·2.5㎿급 CDU, AI 칩의 열을 직접 식히는 콜드 플레이트까지 AI 데이터센터용 냉각 설루션 전반에 걸쳐 풀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이를 통해 AI 칩에서 발생한 열을 직접 제거하는 단계부터 데이터센터 전체의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단계까지 아우르는 이른바 ‘칩 투 칠러(Chip to Chiller)’ 토털 냉각 설루션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엔솔, K-배터리 최초로 엔비디아 생태계 합류=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역시 엔비디아의 DSX 레디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BESS 파트너로 선정된 기업은 단 3곳이다. 이 중 국내 배터리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용량 리튬·인산·철(LFP) 기반 ‘JF2 AC Link’ 제품으로, AC 에너지저장설루션에 적용되는 엔비디아 DSX 레디 요건을 충족했다. 이 제품은 높은 안전성과 에너지 효율, 장수명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듈형 설계를 통해 건설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아울러 데이터센터의 지속적인 규모 확대에 맞춰 유연하고 신속하게 확장할 수 있어 대규모 전력 수요 증가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고도화된 PCS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전력 제어와 부화 관리 기술에도 강점을 갖추고 있다. AI 서버의 급격한 전력 사용량 변화에 맞춰 충·방전하며 부하를 완화하는 ‘AI 부하 평준화’ 성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전력망의 전압이 급격하게 떨어지거나 오르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전압 유지’ 기능을 강화했다.
또한, 전력망의 전압과 주파수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전기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계통 형성’ 기술을 통해 전력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제어 역량을 갖춰 데이터센터의 운영 안정성을 한층 높였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DSX레디 합류는 배터리 제조 역량뿐 아니라 AI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고도화된 전력 제어 및 시스템 통합 역량(SI)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북미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기술력과 현지 사업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서 5개의 ESS 생산거점을 운영하며 셀부터 팩, 링크까지 ESS 전반에 걸친 제품을 100% 현지 생산하고 있다. 빠르게 생산 역량을 확보해 올해 말 북미 지역에 50GWh 이상의 ESS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현지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급격한 수요 증가에 적기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투자세액공제(ITC) 등 정책적 혜택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한, 미국 내 ESS SI 법인 버테크를 통해 배터리 설계, 운영, 유지보수까지 토탈 설루션을 지원하며 완결형 사업 역량을 갖추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DSX 레디 합류를 계기로 북미 AI 데이터센터 ESS 시장에서 추가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북미 현지 생산역량과 안정적인 공급망, 시스템 통합 역량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고객과의 협력을 확대해 북미 AI 인프라 사업 신규 수주 기회를 지속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오라클 등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미국 유틸리티 기업 DTE에너지와 총 6GWh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7월에는 구글·사이프레스 크릭 에너지(CCE)의 태양광·ESS 프로젝트에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현일·서재근·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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