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외벽에 신작 4점
‘파편화·변형·재생’ 주제로 전시
이불·제프리 깁슨 이어 세 번째 작가
내년 6월 8일까지 전시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5번가 정면 외벽이 중국 현대미술가 리우 웨이의 대형 조각으로 채워졌다. 제네시스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2024년 시작한 현대미술 프로젝트의 세 번째 전시다.
제네시스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함께 마련한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리우 웨이, Speculation(사유)’이 17일(현지시간) 개막했다고 18일 밝혔다. 전시는 내년 6월 8일까지 이어진다.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은 매년 한 명의 작가를 선정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5번가 건물 정면인 ‘파사드’에 대형 설치작품을 선보이는 현대미술 프로젝트다. 2024년 한국 작가 이불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미국 작가 제프리 깁슨이 참여했다.
올해 주인공은 베이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리우 웨이다. 그는 1990년대 후반부터 사진과 회화, 영상, 조각, 설치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급격하게 변화하는 중국 사회와 도시를 작품에 담아왔다. 완성된 작품의 외형보다 아이디어와 과정, 맥락을 중시하는 개념미술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온 작가로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파편화·변형·재생’을 중심으로 무언가가 해체됐다가 다시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룬 대형 조각 4점을 공개했다.
작품 이름은 ‘Speculation / Λ’, ‘Speculation / G’, ‘Speculation / c’, ‘Speculation / h’다. 각각의 명칭에는 물리학에서 사용되는 기본 상수가 활용됐다.
작품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건축물이 부서져 남은 조각과 사람 신체 일부가 뒤섞여 있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복합 유리섬유와 철, 알루미늄 합금부터 청동과 가죽, 로프까지 서로 다른 재료가 사용됐다. 하나의 완결된 형상을 만드는 대신 여러 물체가 불완전하게 연결돼 있는 것처럼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네 작품 곳곳에 ‘손’의 형태가 반복된다. 리우 웨이가 오랫동안 작품에 사용해 온 소재다. 익숙한 사람의 신체인 동시에 실제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을 법한 형태로 변형해 현실과 상상을 연결하는 장치로 활용했다.
전시 제목인 ‘Speculation’은 우리말로 추측이나 사색 등의 의미를 가진다. 작가는 이를 통해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개인이 마주하는 불확실성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충돌을 표현했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독창적 예술 언어로 익숙한 형식을 재구성해 동시대 현실의 여러 층위를 조명하는 이번 전시가 급변하는 시대 속 인간의 경험에 대해 통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맥스 홀라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장 겸 CEO는 “리우 웨이의 작품은 호기심과 혁신성뿐만 아니라 작가 특유의 유머를 보여줄 것이며,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을 통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파사드가 지닌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오는 22일에는 미술관에서 리우 웨이가 직접 작품 제작 과정과 자신의 작업 세계를 소개하는 ‘리우 웨이와의 저녁’도 열린다.
제네시스는 뉴욕뿐 아니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미술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LA카운티미술관(LACMA)과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더 제네시스 토크’를 후원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내년 2월 9일까지 열리는 국립현대미술관 ‘서도호’ 전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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