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토허신청 중 실거주 유예 4.5%
강북권 3.8% 불과, 강남3구·용산 5.7%
퇴거자금 대출·임차계약 변수 ‘장벽’
與 유예 연장 추진…“효과 제한적”
정부가 지난 5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 유예를 연장하며 ‘세 낀 매물’ 거래를 허용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관련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출 의존도가 높은 무주택자들이 몰린 강북권에서는 세 낀 매물에 대한 선호가 약했는데, 입주 시점을 조율하기 까다로운 데다 자금 조달 부담까지 겹치면서 실수요자들이 당장 입주할 수 있는 매물에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규 신청 건수(3012건) 중 실거주 유예 비율은 4.5%(135건)를 기록했다. 전월과 유사한 수준이다. 이는 다주택자 매물 거래가 활발했던 3월~ 5월 첫째주 당시 실거주 유예 신청 건수(4906건, 21.7%) 대비 눈에 띄게 낮아진 수치다. ‘세 낀 매물’ 거래 비중은 강북권 10개구 대비 강남3구·용산구 등 고가아파트 밀집지에서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8월 중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 중 실거주 유예 비율은 강남3구·용산구가 5.7%(20건)로 강북권 10개구 3.8%(56건)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난 8월 토허신청 건수 중 절반 가량이 강북권에서 발생했지만, 실거주 유예 신청 건수가 강남에 못미친 것을 봤을 때, 대출의존도가 높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당장 입주 가능한 매물 위주로 거래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세 낀 매물은 임차인의 계약기간에 맞춰 입주할 수 있어야 하고 매수자 요건과 대출 요건에 제약이 있어 일반 거래 대비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강남권마저도 ‘세 낀 매물’의 거래 비중 또한 6월 대비해서는 감소한 모습이다. 강남3구·용산구에서 6월 9.6%였던 실거주 유예 비중은 7월 이후 5%대로 줄었다. 정부가 ‘세 낀 매물’ 거래 퇴로를 열어줬지만 현실적 문제로, 실제 매물 출회까지 이어지지 못했고 거래마저도 위축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은 “다주택자 물건은 5월을 기점으로 출회가 끝나갔기 때문에 비거주1주택자의 매물 정도라 출회 가능한 상황”이라며 “거래 가능한 절대적 총량도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퇴거자금대출 제한으로 세낀 매물 상태에서 거래 성립이 제한적인 영향이 있다”면서 “매도자 역시 원활하게 매도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을 호가할 수 있어 임차인이 없는 ‘빈집’ 위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도 실거주 의무 유예 대상 확대에도 유예 신청 비중이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정부의 결정이 주택거래 증가로 뚜렷하게 이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세 부담 여파로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가 이달 초 7만건(아실)을 다시 넘어섰지만, 출회된 매물의 상당수는 강남3구 및 한강벨트 등 고가 주택 밀집지에 집중된 모습이다. 이들은 ‘세 낀 매물’로 시장에 나오더라도 높은 가격대로 대출 활용 및 자금 조달이 어렵기 때문에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겐 접근이 어렵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적용하고 있는 ‘실거주 의무 2년 유예’ 조치를 2031년까지 유예하는 방안을 15일 정부에 제안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집값과 전월세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상승’이 심화되자 기존 임차인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고 실거주가 어려운 이들을 위한 운신의 폭을 넓힌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마저도 제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랩장은 “1000세대 대단지의 기존 거래 가능 매물이 100개였다면 지금은 토허제, 대출규제 등으로 그 수 자체가 수십건으로 줄었다”며 “‘실거주 의무 유예’는 매물의 절대 총량을 늘리는 조치라기 보다는 일종의 거래 우회로가 늘어나는 조치라 실질적인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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