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뚫린 심리적 저항선

10년물 장중 5.012% 터치 후 등락

2007년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

고유가·재정적자·AI투자 등 겹쳐

AI주 급락…“美 금리인상 관측 90%”

미국 국채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14일(현지시간)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돌파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긴 것은 2023년 10월 이후 처음이자,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두 번째다. 미 10년물 국채금리 5%는 전 세계 자산 가격을 결정하는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글로벌 금리 벤치마크인 이 금리가 5%를 넘기면서 기업과 가계의 자금조달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미 동부시간 기준 오전 10시19분 기준 5.00%를 찍은 뒤 장중 5.012%까지 오른 뒤 5%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장보다 2.9bp(1bp=0.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채권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비례 관계로, 국채 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뜻한다. 10년물 금리는 올해 들어 80bp 상승했다. ▶관련기사 3·16면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긴 것은 2023년 10월 이후 처음이자,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두 번째다. 2023년에도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긴 것은 하루뿐이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회사채 발행 기업의 조달 금리를 결정짓는 기준으로 작용하는 10년물 국채 금리는 미 주택담보대출, 학자금대출 금리 등을 산정할 때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5% 선은 금융시장에서는 중요한 심리적 경계선으로 여겨진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 금리와 30년물 국채금리 역시 각각 4.66%와 5.37% 선에서 움직이며 미 국채 금리 전반에 상방 압력을 더하고 있다.

미 국채 금리 상승한 배경으로는 미·이란 전쟁 장기화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조되는 등 대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 꼽힌다.

호르무즈 해협을 피해 원유를 실어나르던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East-West Pipeline)’이 드론 공격으로 폐쇄되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달러를 넘어섰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101달러대로 올라섰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발표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수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미 정부의 막대한 재정 적자,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붐에 따른 대규모 채권 발행이 맞물려 수급 불균형과 기간 프리미엄(장기채 투자 시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요구하는 추가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차입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이 주식 등 위험자산의 상대적 매력을 떨어뜨리고 기업과 가계의 자금조달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프라이빗 뱅크의 주식투자 총괄인 앤서니 지는 “주식에 있어 가장 큰 단기적 우려는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5%를 넘는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이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오는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내주 FOMC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전날 87.3%에서 이날 90.1%까지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5.3% 부근까지 올랐던 2007년과 현시점 모두 부동산과 AI 등 특정 산업에 집중된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AI가 가져올 혁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경제 전반에 위협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