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갈등 증폭…정치부터 통합 보여 줘야”

이석연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연합]
이석연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연합]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은 9일 1년간의 위원장직을 내려놓으며 국민통합위가 권력의 눈치를 보는 보여 주기식 조직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며, 정치가 진영 논리로 갈등을 증폭시키는 현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오늘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 자리를 떠난다”며 “지난 1년은 저에게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의 현장을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대한민국에서 통합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묻고 고민했던 깊고 무거운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사회 갈등을 치유하지 못하는 정치권을 강도 높게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갈등과 분열은 피할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갈등을 어떻게 다루느냐”라며 “상대방을 적으로 여기고,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배척한다면 민주주의는 설 자리를 잃는다”고 짚었다.

이어 “현장에서 국민 사이의 갈등과 분열상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 그러나 국민은 정치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현명하고 관대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오히려 정치가 갈등을 증폭시키고, 확증 편향과 진영 논리로 우리 사회를 갈라놓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인들은 국민 통합을 말하기 전에 정치부터 통합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정부와 권력을 향한 쓴소리 역할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한 가지는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 저는 어느 편의 통합위원장이 아니라 국민의 통합위원장이고자 했다”며 “권력의 눈치를 보기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말하려고 했고, 필요한 경우에는 대통령과 정부에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국민통합위원회는 국민의 아픔과 분노, 그리고 말 없는 다수의 목소리를 권력에 전달하는 쓴소리의 창구가 되어야 한다”며 “권력에 듣기 좋은 이야기만, 권력에 아부하는 보여 주기식 활동을 하는 조직이라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일갈했다.

정치 지도자들을 향해서는 “승리보다 공존을 생각해 달라. 지지층보다 국민 전체를 바라봐 달라. 오늘의 권력보다 내일의 대한민국을 생각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전국의 공직자들에게는 헌법 정신의 수호를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라는 헌법 조문(7조1항)을 항상 가슴에 새겨 달라”며 “공무원의 사명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느 누구도 이 헌법의 대원칙을 훼손하거나 형해화시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sunpin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