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이전땐 105곳에 9조1796억원 투입

계획보다 6500억원 가량 늘기도

이전 규모 3배 늘어…단순 환산 땐 30조원

2030년 후 임대계약 남은 기관 14곳

한성숙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한성숙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정부가 서울에 남아 있는 공공기관의 ‘최소 잔류’ 원칙을 밝힌 가운데 수도권에 잔류 중인 공공기관의 이전에 발생할 임대차 계약 해지 비용만 수백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에도 계획보다 실제 사업비가 6400억원 이상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2차 이전에 필요한 재정 규모도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크다. 1차 이전 당시 105곳 이전에만 9조원이 넘게 투입된 점을 고려하면, 2차 이전에는 단순 추산시 30조원 안팎의 비용이 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1차 이전때도 기관 1개당 61억씩 더 들어…“2차는 비용 세 배 달할 수”

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곳을 대상으로 올해 4분기 중 2차 이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1차 이전 당시 이전 대상이었던 105개 기관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이전 대상 기관이 증가하면서 소요 비용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당초 계획된 총사업비는 8조5340억원이었지만 실제 집행액은 9조1796억원으로 약 6456억원 증가했다. 기관당 평균 사업비는 계획보다 61억5000만원 늘었다.

예상보다 사업비가 늘어난 배경에는 당초 계획된 청사 신축비 외에도 ▷이주 직원 지원비 이전 인력 변동 ▷건축면적 및 건축비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사업기간도 기관별로 당초 계획보다 평균 28.6개월 연장됐다.

2차 이전 대상 기관은 350여곳으로, 1차 이전 대상 이전 기관의 3배를 웃돌아 범위와 방식에 따라 총사업비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차 이전 당시 투입된 사업비를 환산해 350개 기관에 단순 적용하면 약 30조6000억원에 달한다.

한 정부 관계자는 “1차 이전 때는 유효 기간을 충분히 부여한 장기적 플랜이었다”며 “이번 이전은 당장 내년부터 속도감있게 진행되기 때문에 기관 유치를 위한 지역간 싸움 등이 본격화되면 추가 비용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 직원을 전격 확대하고 기존 혁신도시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기존보다 세 배에 달하는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약금 수백억원 나올 듯…“1차 이전 비용 대비 성과 분석 선행돼야”

임대차 계약 해지에 따른 비용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수도권에 본사를 임차하고 있는 공공기관 가운데 장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기관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운영법상 공공기관 중 2030년 이후까지 임대차 계약이 남아 있는 기관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한국사회보장정보원,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등 14곳이다. 이들 기관의 임대차 계약 만료 시점은 최장 2051년까지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각 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4개 기관의 연간 임대료 합계는 약 268억2600만원이다. 실제 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액은 계약별 위약금 조항에 따라 달라지지만, 연간 임대료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더라도 수백억원 규모의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비용은 기관별 이전계획을 수립하고 각 부처가 이를 검토한 이후 파악할 수 있다”며 “당장 이전이 어려운 기관이 있는 경우 기관별 여건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예정지에서 부지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연합]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예정지에서 부지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연합]

2차 이전 추진과 함께 1차 이전의 성과와 비용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1차 이전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균형발전을 추진했지만, 이전에 따른 비용과 직원들의 통근·주거 등 업무상 비효율을 고려했을 때 지역경제에 미친 효과가 어느 정도였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1차 공공기관 이전이 분산된 혁신도시는 2025년 이후부터 인구가 순유출되는 현상도 있다. 2010년 중반까지 수도권 인구 비중의 증가 추세가 일시적으로 둔화했지만 2017년 이후부터는 수도권에서 혁신도시로의 인구유입이 줄었다. 현재는 다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 전직 고위 관료는 “1차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된만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와 투입 비용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1차 이전 성과 분석이 이뤄져야 효율적 이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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