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튀르키예 호위함 놓고 평가

美 해군, 11월12일까지 검토 완료

한화·HD현대·SK오션플랜트 잇단 실사

美 조선업 재건 ‘핀란드 모델’ 본격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포트 먼로에서 바라본 USS 제럴드 R. 포드 함이 노퍽 해군 기지 항구로 향하고 있다. [AP]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포트 먼로에서 바라본 USS 제럴드 R. 포드 함이 노퍽 해군 기지 항구로 향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이 해외에서 발주할 해군 함정 후보로 한국의 최신예 ‘충남급’ 유도미사일 호위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자국 조선업의 생산능력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해외에서 초기 함정을 건조한 뒤 기술과 생산방식을 미국으로 가져오는 이른바 ‘핀란드 모델’을 추진하면서 한국 조선업계의 미국 함정시장 진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1일(현지시간) 미 해군 전문매체 USNI 뉴스에 따르면 훙 카오 미 해군장관 대행은 윌리엄 마한 해군 연구·개발·획득담당 차관보에게 수상전투함과 로로선(Roll-On, Roll-Off Vessels), 해상 통합화물 보급(CONSOL) 유조선에 대한 평가를 오는 11월12일까지 완료하도록 지시했다.

수상전투함 후보에는 한국과 일본, 튀르키예의 호위함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의 충남급 유도미사일 호위함과 일본의 FFM 모가미급 유도미사일 호위함 수출형, 튀르키예의 이스탄불급 유도미사일 호위함이 검토 대상이다.

특히 충남급은 한국 해군의 최신예 호위함인 ‘울산급 배치-Ⅲ’다. 길이 129m, 폭 14.8m, 높이 38.9m에 경하배수량 3600t급으로 기존 인천급과 대구급보다 성능을 끌어올렸다.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와 선도함인 충남함 건조를 맡았으며 한화오션은 후속 5·6번함을 수주했다. 2∼4번함은 SK오션플랜트가 건조하고 있다.

미 해군이 한국을 비롯한 해외 조선업체로 눈을 돌리는 것은 부족한 자국 조선 역량을 단기간에 보완하기 위해서다.

이번 사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서명한 각서를 근거로 추진되고 있다. 미국에 투자한 외국 조선업체가 본국에서 수상전투함과 로로선, 해상 통합화물 보급 유조선 등 해당 선박을 최대 2척까지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미국은 초기 선박을 해외에서 빠르게 확보한 뒤 해외 조선업체의 기술과 생산방식을 미국으로 가져와 자체 조선 경쟁력을 되살리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핀란드와 중형 쇄빙선 건조를 추진하면서 활용한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미국에서 해군 함정의 해외 건조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적 장벽도 우회할 수 있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각서에는 번스-톨레프슨법에 대한 대통령의 국가안보상 면제권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 조선업계에서는 한화가 특히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서에서 미국에 새로운 조선소를 건설하거나 미국 내 기존 조선소의 소유권 또는 과반 지분을 확보한 외국 조선업체를 대상으로 명시했다. 한화는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상태여서 이 조건에 부합할 가능성이 있다.

미 해군의 한국 조선업계에 대한 관심도 구체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 이후인 지난달 말 리처드 브레켄리지 해군 조선담당 선임고문이 이끄는 대표단이 방한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SK오션플랜트를 직접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미 국방부와 해군은 전투함과 급유함에 대한 정보요청(RFI)을 국내 조선사들에 보냈다. 지난 5월에는 실사단이 SK오션플랜트 고성사업장을 방문해 건조 중인 울산급 배치-Ⅲ에 직접 승선해 선박 안팎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으로서도 해외 호위함 도입은 수상전력의 공백을 빠르게 메울 수 있는 선택지다. 현재 미 해군은 호위함으로도 수행할 수 있는 임무에 규모가 더 큰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을 투입하고 있다.

브라이언 멧칼프 미 해군 소장은 지난 7월 “호위함들은 덜 분쟁적인 해역에서 사용할 수 있다”며 “그렇게 함으로써 구축함들이 고강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미 해군이 오는 11월까지 후보 함정에 대한 평가를 마칠 예정인 만큼 한국 충남급 호위함이 실제 미국 함정 조달로 이어질지가 향후 한미 조선 협력의 주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