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은 늘었으나 준공은 급감했다. 건자재업계는 시차 불일치를 이사 수요 시장으로 잡고 있다. 가을철 이사 리모델링 수요를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가 건자재 3사의 새 승부처로 부상했다. [연합]
착공은 늘었으나 준공은 급감했다. 건자재업계는 시차 불일치를 이사 수요 시장으로 잡고 있다. 가을철 이사 리모델링 수요를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가 건자재 3사의 새 승부처로 부상했다. [연합]

1~7월 착공 13만8383가구 11.1%↑…준공은 13만5513가구 41.4%↓

주택거래 8.8% 늘자 가을 리모델링으로…신축 특판 공백 B2C로 메우기

LX하우시스 ‘취향’·KCC글라스 ‘부분시공’·현대L&C ‘하이엔드’ 각자도생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올해 들어 주택 착공 물량이 두 자릿수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건자재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건자재 업체들의 주력제품인 창호와 바닥재, 벽지, 인테리어필름 등은 대부분 건축 중·후반부에 들어가는 ‘마감재’들인 탓이다. 착공부터 준공까지 걸리는 기간은 통상 3년인데 지금 늘어나는 착공 물량이 건자재업계의 매출로 반영되기까진 일종의 ‘보릿고개’다. 건자재업체들은 이 기간을 인테리어 수요 겨냥한 소비자시장(B2C)과 부분 리모델링, 고가 재건축·재개발 시장 등으로 눈을 돌리며 사활을 모색중이다.

2일 국토교통부의 ‘2026년 7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국 주택 착공 물량은 13만8383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늘었다. 지방 착공은 25.5% 늘었고 서울은 1만9507가구로 전년 대비 44.4% 증가했다. 문제는 준공이다. 같은 기간 전국 주택 준공 물량은 13만5513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41.4% 줄었다. 아파트 준공은 11만9682가구로 44.2% 감소했다. 수도권 준공이 38.7%, 지방은 44.1% 줄었다.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도 1만7603가구로 48.7% 급감했다.

건자재업계가 답을 찾고 있는 곳은 기존 주택 보수 수요다. 올해 1~7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45만9459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8.8% 늘었다. 새 아파트 준공은 급감했지만 이미 지어진 주택의 매매는 비교적 의미있게 늘어난 셈이다. 통상 이사를 할 경우에 소비자들은 창호나 바닥, 벽지, 주방 등을 바꾼다. 건자재회사들이 노리는 시장 역시 이같은 B2C 리모델링 수요들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LX하우시스다. LX하우시스는 올 가을 B2C 인테리어 시장 공략의 키워드로 ‘취향의 발견’을 꺼냈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LX Z:IN 플래그십’에 주방과 거실, 현관, 드레스룸, 욕실 등을 개인 취향에 맞춰 꾸민 전시공간도 새로 마련했다. 색상이나 소재, 질감, 마감 등을 고객이 직접 조합하는 방식이다. 구축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는 과정도 콘텐츠 영상으로 만들어 가을 인테리어 성수기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이미 B2C 확대 효과를 실적으로 확인했다. 올해 2분기 LX하우시스의 매출은 939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7% 늘었고 영업이익은 549억원으로 329%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조7544억원, 영업이익은 1008억원으로 각각 9.6%, 407.5%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77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기존 주택의 리모델링 사업이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CC글라스는 ‘집 전체’보다 필요한 곳만 골라 고치는 수요를 파고들고 있다. KCC글라스의 인테리어 브랜드 홈씨씨는 지난 5월 ‘홈씨씨 공간 패키지’를 내놨다. 현관과 거실, 주방, 침실, 욕실 등 5개 공간 가운데 소비자가 원하는 곳만을 골라 공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주요했다. 전체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를 겨냥해 부분 공사 문턱을 낮춘 상품이다.

최근에는 고가 제품도 확대중이다. 지난달에는 주거 공간에 호텔이나 갤러리와 같은 분위기를 구현하는 ‘비센티 인테리어필름’을 403종으로 확대해 하이엔드 주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가구를 겨냥한 프리미엄 PVC 바닥재 ‘숲 도담’도 다시 선보였다. 기존 집을 뜯어내는 대규모 공사 대신 필름이나 바닥 등 일부 마감재를 바꾸려는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품목들이다.

실적은 바닥을 다진 수준이다. KCC글라스의 2분기 매출은 5771억원 가량으로 전년 동기보다 12.5% 늘었다. 영업이익은 48억11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4억2600만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상반기 누적으로는 약 53억원의 영업손실이 남아 있다. 2분기 당기순손실도 118억1500만원이었다.

현대L&C는 고가 시장 선점 전략을 추구한다. 현대L&C는 지난 6월 이탈리아 원목마루와 독일 수전 브랜드의 국내 유통에 나서면서 기존 프리미엄 창호 ‘레하우’, 엔지니어드 스톤 ‘칸스톤’ 등을 합친 20여종의 건자재 패키지를 구성했다. 주요 공략처로는 수도권 재건축 단지와 강남권 고급 주거시설들이다. 신규 아파트 전체 물량은 줄더라도 재건축·재개발 사업장과 고급 옵션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단가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현대L&C는 창호와 바닥재, 벽지, 인테리어 스톤 등을 갖춘 제품 구성을 바탕으로 개인 고객 접점을 넓히는 한편 현대리바트 등 그룹 리빙 계열사와의 연계도 활용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프리미엄 창호와 인테리어 스톤 등 고부가 제품을 강화하고 해외시장까지 넓히는 쪽으로 수익성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hong@heraldcorp.com